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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삼한 수의사 May 05. 2021

[수의사가 보는 동물 캐릭터] 짱구는 못 말려 흰둥이

수의사가 보는 강아지 흰둥이

출처 : 짱구는 못말려


  이번 7화에서는 흰둥이에 대해서 리뷰해보고자 합니다. 짱구는 못 말려에 나오는 대표적인 강아지 캐릭터인 흰둥이는 만화를 아주 다채롭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과연 흰둥이는 다른 강아지들이 가지지 않은 어떤 특징들이 있을까요?


흰둥이의 품종은 말티숑일 것이다.
말티숑(좌)과 흰둥이(우) / 출처 : Flicker.com(좌), 짱구는 못말려(우)


 흰둥이의 외형을 먼저 분석해봅시다. 크지 않은 덩치(중형견 이하), 약간 곱슬곱슬한 털, 솜사탕 같은 얼굴, 짧은 다리, 접힌 귀, 흰색 털 등이 있겠습니다. 그래서 생각나는 품종은 먼저 말티즈가 있을 것이고 그다음으로는 비숑 프리제가 있습니다. 제가 봤을 때는 짧은 다리, 접힌 귀(비숑은 털 때문에 귀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흰색 털을 보아 말티즈의 유전자가 좀 더 우세하게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곱슬곱슬하고 크고 솜사탕 같은 얼굴은 비숑 프리제의 유전자가 조금 섞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말티즈와 비숑 프리제가 섞인 말티숑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흰둥이는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았다.
출처 : 짱구는 못말려


 흰둥이는 얼핏 보아 1~2살 되어 보이는 혈기왕성한 강아지 같습니다. 사람으로 가정하면 막 청년이 된 셈인데요. 하지만 강아지는 보통 중성화를 어렸을 때 진행하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1~2살이 되어도 암컷에게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흰둥이는 극 중에서 암컷 강아지를 정말 좋아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흰둥이가 중성화 수술을 했다면 암컷에게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을 텐데요.


 그래서 흰둥이는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은 혈기왕성한 수컷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흰둥이는 중성화를 하지 않은 수컷에 비해 사납거나 엄청 시끄럽게 짖는 경우도 없고 충직하고 상냥하니 키우는 데는 크게 불편함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흰둥이를 중성화를 시키지 않을 생각이라면 혹시나 생길 수 있는 고환염과 같은 비뇨기계 쪽 질환이 혹시나 생기지는 않는지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흰둥이는 간 기능이 엄청나게 뛰어나다.
출처 : 짱구는 못말려


 극 중에서 흰둥이가 초코비를 먹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리고 별 탈이 없었습니다. 사실 강아지나 고양이 등의 작은 동물들은 사람들이 먹는 초콜릿 속에 있는 카페인과 테오브로민을 잘 분해하지 못합니다. 사람의 간에는 CYP1A2와 CYP2E1이라는 효소가 충분히 존재하여 위의 성분들을 2-3시간 내로 절반 이상 분해합니다. 하지만 크기가 작은 고양이와 강아지의 경우 이러한 효소들을 충분히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절반을 분해하는 데에만 18시간이 걸립니다. 그래서 초콜릿을 단 몇 g만 먹어도 흥분, 부정맥, 구토, 설사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사람으로 빗대어 설명해드리자면 사람이 아메리카노 10잔을 먹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흰둥이도 슬개골 탈구를 조심해야 한다.
출처 : www.schnauzer-rule.com(좌), 짱구는 못말려(우)

비숑과 말티즈(특히 말티즈) 품종 둘 다 슬개골 탈구를 조심해야 합니다. 짧은 다리를 가진 소형견의 경우 슬개골 탈구 발생 비율이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짧은 다리에 가해진 힘을 뼈와 근육이 버티지 못하는 것이죠. 흰둥이는 비숑과 말티즈의 믹스견이라 발생 비율이 말티즈 품종보다는 낮겠지만 짧은 다리를 가진 신체 특성상 역시 조심해야 합니다. 그래서 평소 무릎에 과도한 충격이 가해지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 같습니다.



마치며
출처 : 짱구는 못말려

 흰둥이는 이전 주인에 의해 버려진 유기견이라고 하죠. 이전 주인의 아버지가 흰둥이에 대해 강한 털 알레르기가 있었고 이를 버티지 못하여 흰둥이를 유기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버려진 흰둥이를 짱구가 데려갔습니다. 만약 짱구가 흰둥이를 데려가지 않았다면 짱구라는 만화가 참 심심할 뻔했습니다. 그러니 강아지를 키우기 전에 꼭 다시 한 번 생각해서 정말 책임질 수 있는지 생각해서 입양했으면 좋겠습니다. 어쨌거나 이번 포스팅에서는 흰둥이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기능이 뛰어나고 중성화를 하지 않은 말티숑, 그러나 슬개골 탈구는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  결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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