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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삼한 수의사 Oct 06. 2021

[수의사가 보는 동물 캐릭터] 그로밋

수의사가 보는 강아지 그로밋


출처 : 윌레스와 그로밋



 강아지 캐릭터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무엇일까요? 아마 미국 사람들은 스누피를 떠올릴 수도 있을 것이고 일본 사람들은 흰둥이, 우리나라 사람들은 카카오 프렌즈 프로도 등을 떠올릴  있을  같습니다. 하지만 영국 사람이라면 바로  캐릭터를 가장 먼저 떠올릴  같은데요. 바로 영국에서 탄생한 클레이 애니메이션인 월레스와 그로밋의 그로밋입니다. 여러분들이 그로밋을 바로 떠올리지는 못해도  강아지를 보면 바로 ‘!’ 하실  같습니다.



 그로밋이라고 하면 잘 모르지만 이 캐릭터 사진을 보면 바로 아시겠죠? 그로밋은 맨체스터에 사는 어리버리 사업가인 월레스의 반려견으로 등장하는데요. 몇 가지 에피소드도 없고 소소하지만 영국에서는 대흥행을 한 작품으로 지금까지도 전 세계인들에게 사랑을 받는 작품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에 등장하는 그로밋의 특징은 과연 무엇일지 분석해 보겠습니다.



그로밋은 비글일 것이다.


출처 : 월레스와 그로밋



 진한 갈색 귀의 접힌 귀를 가졌고 흰색 몸통을 가진 그로밋. 또한 그로밋은 장두종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러한 외형적인 특징을 바탕으로 가장 먼저 떠오를 수 있는 것은 비글입니다. 비글 역시 갈색 귀를 가질 수 있고 흰 몸통을 가질 수 있으며 그로밋과 같이 아래로 접힌 귀를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바셋 하운드도 그로밋과 상당히 유사한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바셋 하운드는 그로밋에 비해 다리가 매우 짧으며 바셋 하운드는 피부가 접혀있는 부분이 아주 많은 품종이므로 피부가 접혀있지 않은 그로밋과는 약간 거리가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비글은 영국에서 탄생한 품종으로 주로 토끼 사냥을 위해 디자이닝 된 품종입니다. 그래서 엄청나게 활동적이며 작지만 아주 다부진 체구를 가지고 있고 체력이 뛰어납니다. 귀가 보통 아래로 떨어져 있는 것이 특징이며 털은 약간 짧은 것이 특징입니다. 모색은 갈색, 검은색, 흰색의 삼색 패턴(tricolor)이 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로밋은 다른 비글들보다 상대적으로 귀는 깨끗할 것이다.


출처 : 월레스와 그로밋


 비글의 귀는 아래쪽으로 떨어져 있어 바람이 잘 통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한 번 귀에 물이 들어가게 되면 물이 잘 증발하지 않고 귀에 습기가 빨리 차는 특징이 있는데요. 때문에 비글의 귀는 세균과 진균이 살기 좋은 환경이 되면서 외이염에 많이 노출됩니다. 그러나 그로밋의 귀는 교묘하게 살짝 떠있는 귀를 가졌는데요. 따라서 다른 비글들보다는 통풍이 원활하게 일어날 것이고 다른 비글들보다 외이염에 노출될 확률이 적은 장점이 있습니다. 아마 그로밋은 이러한 특징을 가지게 해준 부모님께 감사해야 할 것입니다.



외이염의 주 원인인 말라세지아 진균과 포도상구균(세균)




그로밋은 다른 비글들보다 더 빠를 것이다.


출처 : 월레스와 그로밋




 비글의 다리는 짧은 편은 아닙니다. 다부진 체격으로 상당히 민첩하게 행동하여 토끼를 잡아낼 수 있는데요. 하지만 그로밋의 다리는 대형견만큼이나 다리가 깁니다. 아니 어지간한 대형견보다 다리가 더 깁니다. 강아지들 중에서 다리가 긴 견종은 하운드 종인데요. 그로밋은 그 견종만큼이나 다리가 긴 특징이 있습니다. 다리가 길 경우 강한 추진력을 낼 수 있고 또한 보폭의 거리가 길어져 같은 움직임으로 더 멀리 갈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대형견 급으로 다리가 아주 긴 그로밋 / 출처 : 월레스와 그로밋




 따라서 다른 비글들보다 다리가 월등히 긴 그로밋은 그 어떤 비글들보다 빠를 것이고 덕분에 토끼 사냥을 훨씬 더 잘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로밋은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조심해야 한다.



출처 : 월레스와 그로밋



 비글은 유전적 특성상 갑상선 기능 저하증에 잘 걸립니다. 갑상선의 기능은 주로 호르몬을 분비하여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갑상선의 기능이 저하되면 활력이 떨어지고 피부가 좋아지지 않는 증상이 있으며 살이 찌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쉽게도 이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예방하는 방법은 거의 없으며 그로밋은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갑상선 기능 저하증에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만약 갑자기 살이 찌거나 활력이 떨어지면 이러한 질병을 의심해야 하며 이럴 때는 가까운 동물 병원에 내원해서 꼭 진료를 봐야 할 것입니다.




마치며


출처 : 월레스와 그로밋



 지금까지 그로밋에 대해서 분석하였습니다. 그로밋은 비글일 것으로 추정되며 그로밋의 귀는 상대적으로 깨끗할 것이고 달리기는 빠를 것이며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조심해야 하는 것이 제 결론이었습니다. 그로밋을 대표하는 비글이라는 품종은 비록 악마견이라고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사람의 손을 잘 타고 훈련을 시키면 말을 아주 잘 듣는 특징이 있어 다양하게 활용되는 견종이기도 합니다. 만약 여러분의 집에서 키우는 비글이 사고를 좀 치더라도 워낙 호기심이 많은 아이니 너무 혼내지는 마시고요. 그럴 때는 비글의 넘치는 에너지를 소모시키기 위해 산책을 30분 더 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이 친구를 키우게 될 경우 여러분의 체력 소모 역시 감당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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