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가 분석하는 타조 또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애니메이션인 ‘아기공룡 둘리’. 그러나 아기 공룡 둘리만큼이나 독특한 개성과 외모를 바탕으로 대명사가 된 캐릭터가 몇 가지 있는데요. 바로 마이콜과 또치입니다. 마이콜은 특유의 독특한 외모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대중들에게 이미지를 각인시켰고 누군가와 닮았다고 할 때 마이콜이라는 얘기를 많이 씁니다. 그리고 또치 역시 마찬가지. 또치는 이름만으로도 상당히 부르기 쉬운 어감과 독특한 외모로 마이콜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대중들에게 각인되었습니다. 그래서 사람 보고 또치를 닮았다는 얘기도 많이 하기도 합니다. 과연 이 독특한 캐릭터인 또치는 어떤 동물이고 어떤 특징을 가졌을지 분석해 보겠습니다.
또치는 타조다.
또치는 타조가 모티브라고 합니다. 사실 외모만 보면 타조보다는 오리에 가까워 보이기도 하는데요. 타조 치고는 너무 작은 눈과 짧은 뒷다리 때문일 것입니다. 아마 아직 아기 타조라서 그런 것으로 생각되는데요. 또치도 성장하게 되면 다리가 길어지고 눈이 커질 것으로 예상해 봅니다. 어쨌거나 저 역시 또치가 타조라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지만 또치는 타조라고 합니다.
타조는 머리 높이가 2m가 넘고 몸무게는 150kg에 육박하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조류로 비록 날지는 못하지만 굉장히 발달한 뒷다리 덕에 빠르고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또한 타조는 현 지구에서 가장 큰 알을 낳는 것으로도 유명하며 조류 중에서는 공룡과 가장 비슷한 조류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타조는 아프리카에서 서식하며 주로 풀, 덤불, 나무뿌리 등을 먹는 초식동물로 가끔 곤충이나 도마뱀 같은 육식을 하기도 합니다.
또치는 시력이 아주 뛰어날 것이다.
타조는 시력이 아주 뛰어납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큰 눈을 가진 동물 중 하나로 직경이 5cm나 될 정도로 큰데, 이는 타조의 뇌보다 더 크다고 합니다. 이 덕분에 큰 눈에는 많은 수의 시세포가 존재하고 덕분에 시력이 매우 뛰어나게 진화하였습니다. 타조의 시력은 25.0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매의 눈이라는 매의 9.0보다 무려 3배 가까이 높은 시력입니다. 타조는 최대 가시거리가 20km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이 정도면 (장애물이 없는 초원이라는 가정하에) 서울 강서구에서 강동구까지 볼 수 있다는 뜻입니다.
또치도 시력이 매우 뛰어날 것으로 예상은 됩니다만, 또치는 눈이 너무 작습니다. 아마 흰 털이 또치의 눈을 가리고 있는 것으로 추측되는데요. 그래서 또치가 눈을 다 뜨면 저렇게 크게 변하지 않을까 추측해 봅니다. 또치는 아직 다 자란 타조가 아니기에 최대 가시거리가 20km 정도가 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다른 동물들보다는 훨씬 좋은 시력을 가졌을 것입니다.
또치는 타조들이 가지지 못한 이빨을 가져 다양한 음식을 먹을 수 있다.
타조는 이빨이 없습니다. 주로 풀을 먹기 때문에 풀을 갈아서 삼키기 위해 이빨이 없도록 진화하였는데요. 그래서 타조는 어떤 것을 먹을 때는 씹지 못하고 삼키기만 합니다. 그러나 또치는 보시다시피 이빨이 존재하는데요. 타조인 또치가 이런 이빨이 있으면 비록 풀을 갈아서 먹는 능력은 떨어지겠지만 풀 외에 더 다양한 음식들을 이빨로 쪼개어 먹을 수 있으며 육식도 더 잘 할 것으로 추측됩니다. 참고로 풀은 에너지 섭취 면에서 상당히 효율이 떨어지는 음식인 반면 육식은 에너지 섭취 면에서 상당히 효율이 좋은데요. 아마 또치는 다른 타조들처럼 초식을 주로 하지 않고 육식의 비율이 높을 것이며, 덕분에 소화 효율이 좋아 잉여 영양분이 뇌로 가게 되어 조금 더 똑똑하게 진화하지 않을까 확대해석해 봅니다.
참고로 타조는 워낙 건조한 곳에서 살기 때문에 2주 동안 물을 먹지 않아도 생존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음식에서 먹는 수분으로도 충분히 버틸 수 있다고 하는데요. 또치 역시 물을 좀 먹지 않아도 길게 생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치는 다른 타조보다 월등히 느릴 것이다.
타조는 압도적인 다리 길이와 근육 덕분에 뒷다리의 힘이 굉장히 강하고 지면을 밟는 면적이 짧아 아주 빠른 달리기가 가능합니다. 그래서 실제 시속이 70km를 뛰어넘으며 시속 50km로 오랫동안 달리기를 할 만큼 지구력도 뛰어납니다. 또한 뒷다리의 근육이 매우 발달되어 있어 만약 사람이 타조의 뒷발에 차이게 된다면 사망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합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또치는 타조 특유의 뒷다리 특징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뒷다리는 짧고 쓸데없이 발바닥은 넓으며 뒷다리의 근육이 잘 발달되어 있지 않습니다. 뒷다리가 짧으면 힘찬 스플린트가 불가능하고 발바닥이 넓으면 바닥에 닿아야 할 면적이 넓어져 빠른 시속을 유지하지 못할 것이며 근육이 없기 때문에 빠르게 달리지도 못할 것입니다. 따라서 또치는 비록 어리긴 하지만 뒷다리의 발달이 잘 진행되지 않아 일반 타조들보다는 훨씬 느릴 것으로 추정됩니다.
마치며
지금까지 또치에 대해서 분석하였습니다. 또치는 믿기지는 않지만 타조로 시력이 아주 뛰어날 것이며 이빨 덕에 다양한 음식을 먹을 수 있을 것이고 다른 타조보다 월등히 느릴 것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한때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아기공룡 둘리의 또치. 또치의 독특한 개성 덕분에 아마 영원히 우리나라 대중들 속에서 기억 남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