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내년이면 한국 나이로 25살, 반오십이 된다. 군대에 있을 때, 25살이었던 나의 동기를 놀리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는 나이, 25살이 되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많은 실패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정말로 하고 싶었던 음악을 포기해야 했고,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하기도 했다. 군대를 전역하고 휴학을 하는 동안 크게 이뤄낸 것도 없이 8개월을 허송세월로 보냈으며, 심지어 남들은 다 하는 연애 한 번 해보지도 못했다. 정말 하고 싶은 일도 찾고 그 일을 배우고 있지만 ‘너무 늦지 않았을까’라는 불안감이 커져 가기만 했다. ‘성공해야 하는데 왜 난 안 될까’, ‘이뤄낸 것도 없는데 나중에 뭐로 먹고 살지’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 일상이 되어갔다. ‘나는 성공할 수 없는 운명일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항상 맴돌았다.
그러던 중 SNS에서 이런 글을 보게 되었다.
“Faber est suae quisque fortunae.”
‘운명을 만드는 사람은 바로 자신이다’라는 라틴어였다. 나의 미래와 나의 운명을 결정짓는 것은 내가 겪은 실패가 아니라 실패를 겪은 나 자신이라는 사실을 상기시켜준 글이었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 질문을 하게 해준 글이었다. 그동안 왜 실패만을 생각했는지, 왜 내가 이뤄낸 것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는지...
그렇게 나는 차근차근 내가 이루어냈던 작은 성공들에 대해 공책에 적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때 받은 상처럼 정말 사소한 것들부터 나의 꿈을 찾게 해준 결코 작지 않은 것들까지 모두 나의 공책 위에 적혀졌다. 내가 적은 작은 성공들 속에서 작은 성공에서 기뻐했던 나를 찾을 수 있었고, 그 성공들로 한층 성장한 나를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깨닫게 되었다. 나는 실패보다 성공을 더 많이 했음을.
내 또래의 많은 친구들이 내가 그랬던 것처럼 본인들이 한 실패에 불안함을 느끼고 자신들의 인생을 비관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과거의 나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 글을 통해 느꼈으면 좋겠다. 자신들의 인생에는 실패만 있는 것이 아님을. 실패보단 성공이 더 많으며 그 성공들로 본인들도 모르게 성장했으며 그 성공들이 더 큰 성공의 발판이 될 것임을.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나 또한 누군가에게 조언을 해줄 만큼 큰 성공을 이뤄내지 않았다. 하지만 작은 성공들을 통해서 큰 행복을 느끼게 되었다. 나와 함께 살아가는, 그리고 살아갈 친구들이 내가 이뤄낸 작은 성공들을 편안하게 읽으면서 자신들의 작은 성공에 대해 생각하고 그 작은 성공에 기뻐하는 자신을 발견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