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비신 Jan 27. 2021

선생님들이 인정해주신 나의 이야기

진솔한 나의 인생 이야기로 상을 받은 성공

 2014년, 그러니까 내가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해는 나에겐 어쩌면 터닝 포인트였던 해였다. 내가 쓴 글로 상도 몇 번 받았고, 내가 쓴 글을 토대로 한 발표에서도 좋은 결과를 내었던 해였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자기소개서 쓰기 대회. 처음으로 글쓰기로 상을 받는 대회이기도 했지만 나의 이야기를 처음으로 글로 써본 대회이기도 했다. 비록 대입 입시를 준비하는 과정이었지만 자기소개서를 쓰며 그때의 나의 현재, 그리고 미래를 생각하게 했던 중요한 글쓰기였다.


 자기소개서는 보통 대학교에 입학하기 위해서나 회사에 입사하기 위해 쓰는 글로 많은 사람들의 인생에 있어 아주 중요한 글쓰기이다. 모든 자기소개서에는 공통적으로 들어가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자신의 성장 과정. 글쓴이는 자신이 과거에 어떻게 살았으며, 현재는 어떻게 살고 있는지에 대해 적으면서 입학 또는 입사 동기를 그 속에 녹여 낸다.


 입학이나 입사를 위한 글이기 때문에 처음 써보는 사람이라면 정말 딱딱한 주제라고 생각할 수 있다. 나 또한 그랬다. 어떻게 시작을 해야 할 지, 어떻게 끝을 내야 할 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지원 동기나 졸업 후 계획 같은 것들을 쓰는 데는 크게 어려움을 느끼진 않았다. 말 그대로 지원한 이유를 적고 그를 토대로 계획을 쓰는 것이라 원래 생각했던 것을 적으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성장 과정은 그렇지 않았다. 살아온 과정 속에서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 보았을 만한 진부한 일이었고 자기소개서에 진부한 일들을 적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수도 없이 많이 들었기 때문에 갈피를 잡기 힘들었다.  제대로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10번은 썼다 지우기를 반복했을 것이다. 제출 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조급한 마음도 있었다.


 다시 생각해보도록 했다. 성장 과정이라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내가 살아온 인생을 적는 것. 그 인생 속에서 느낀 것을 적는 것. 내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적는 것.’


 성장 과정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생각해보니 결국 말 그대로 나의 인생을 적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을 떠올리게 됐다. 그리고 나의 인생을 적는 것은 본인의 자서전을 적는 것처럼 너무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느끼게 되었다. 너무 어렵게 생각한 것이었다. ‘자기소개서’라는 이 다섯 글자가, 그리고 이 글을 쓰는 이유가 나에게 많은 부담을 주었고 그 부담이 결국 자기소개서는 딱딱한 글이라는 인식을 내 머릿속에 집어넣은 것이었다.


 진부할 수도 있는 이야기들을 나의 이야기로 만들고 그 속에서 어떤 것을 느꼈는지 진솔하게, 진심을 담아서 쓰면 특별한 자기소개서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만 쓰면 나의 이야기는 절대 진부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도 섰었다.


 많은 고민 끝에 정말 많지 않은 글자 수 안에 적을 수 있는 몇 가지 이야기들을 적었고 그 이야기들을 통해서 느낀 점, 배운 점을 다른 사람들도 느낀 것들이 아닌 내가 진심으로 느낀 것들로 채웠다.


 나의 진심을 선생님들도 느낀 것일까. 나는 동상이라는 큰 상을 받게 되었다. 진부한 이야기에 진부하지 않은 나의 진솔한 이야기를 더해 받은 나의 첫 글쓰기 대회 상이었다. 상이 목적은 아니었지만 처음으로 받은 상이었던 만큼 그 성취감은 배가 되었던 것 같다. 선생님들께서 나에게 이 상을 주신 이유는 잘은 모르겠지만 단순히 글을 잘 써서가 아닌 나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하지만 진솔하게 썼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나의 진솔한 인생 이야기는 나에게 처음으로 글쓰기 대회 상을 안겨준 조그만 성공이었다.

이전 03화 누구나 소설을 쓸 수 있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