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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영성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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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입니다 Jun 07. 2021

아픔과 어려움에는 늘 배울 점이 있음을

위빠사나 봉사 1일 차.


마음이 참 답답했습니다 오늘은.

슬픔이라는 게 뭐길래 이렇게 계속 따라다니는지

위빠사나 명상 만으로는 부지런히 알아채기가 힘들기도 합니다.

아 저는 위빠사나 만으로는 아직 부족한가 봅니다.

이렇게 글을 써내야 조금 더 제 마음을 쉽게 그려낼 수 있는 모습을 보니 말이죠.


혼자서 방석 커버를 입히고

혼자서 청소를 하고

혼자서 빗질을 하고

혼자서 무던히 애를 써야 하는 상황이

조금은 슬퍼지기도 했습니다.

나는 참 우스운 놈 같습니다.

홀로 태어나 홀로 가는 게 인생인데

이 고통과 고단함을 다 안고 가야 하는 게 인생인데

어째서 늘 마음은 단물만을 찾는지

어리석은 마음에 마음이 답답합니다.


답답한 마음은 무엇으로 풀 수 있을까요?

위빠사나의 알아차림으로 다 헤아리기에는

그 시간과 마음이 너무나 짧고도 짧습니다.

하루의 해는 짧은데

제 삶은 빨리도 사라져 버립니다.


그래도 살만한 삶 아닐까 라는 마음이

넌지시 고개를 듭니다마는

여전히 조금은 갸우뚱합니다.

엊그제 위빠사나를 배워놓고,

더더욱 조금은 헷갈리는 것은 왜일까요.


인생에 더 많은 것들을 누리고자

나폴레옹 힐을 배웠지만

한편으론,

그 모든 것을 바라더라도

미처 다 얻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일까 하는

집착이 있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마음은 물욕으로 가득 차 있으면서

가득 차 있는 마음이

못 가지면 안달 날 것 같은 우물쭈물함으로

가득 차 있으면서

참 나의 삶은 어렵고 또 어렵습니다.

위빠사나에서는 그렇게 말하겠지요.

어렵지 않으려는 마음도 집착이라고.

그 어렵지 않아 하려는 마음도 지켜보라고


쉬운 것만을 찾고

쉬운 길만을 좇고

쉽게만 얻어내려는 마음.

제 안에 그 마음이 가득했다는 걸 깨닫습니다.


어려운 길은 도망가고

쉬운 길만을 찾으며

조금만이라도 힘들어지면

굽는 이 마음.


알아차려야겠지요.

알아차려야겠지요.

모든 것은 다 변하니까.

이 어려움도 언제고 쉬워지고

쉬움도 언제고 어려워질 테니

그 모든 것에 마음을 담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다만 고통 속에는 분명 배움이 있으니

수십 개의 방석커버를 혼자서 개고

내가 이런 걸 하러 왔나 생각해보다가

이 작은 것 하나하나가 모여

인간의 마음과 영혼을 건지는 일이 되는 거구나

조금이라도 아쉬워해서는 안 되겠구나

부지런하게 되니

어려움도 고통도 미워할 게 못된다는 걸

깨닫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어려움이 오게 되면

또 허우적 대겠지요.

어려움이란 어려움일 뿐 나쁜 게 아닌 것을

어려움이란, 그저 어려움 일뿐, 나쁘다는 생각은

내가 뿌리 깊게 심어놓은 착각임을

비로소 깨닫습니다.


어려움이 지나간 자리에는

어려움을 꾸욱 삼키고 난 자리에는

어째서 새로운 지혜가 생길까

저는 에머슨의 보상 법칙을 또 떠올려봅니다.

진실은 어렵지 않고

모든 일에 보편적으로 다 들어맞는다고 합니다.


아픔은 언제고 즐거움을 불러오고

선행은 선행으로 돌아오고

씨를 뿌리면 수확이 돌아오고

악을 행하면 그에 맞는 결과가 돌아오고

수레를 밀어내는 만큼 나도 힘을 쓸 수밖에 없음을

내가 한 모든 행동과 마음에는 그에 맞는 보상이 꼭 좇아온다는 그 말.


아픈 만큼 자라게 된다는 그 말을

그 진부할 만큼 당연한 듯 귓등을 때리는 그 말을

꼭꼭 씹어봅니다.


모든 존재가 행복하기를

모든 삶이 평화롭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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