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라는 캔버스에
검은색 물감이 튈 때가,
나도 모르게 칠했던 색이
검은 색일 때가 있다.
그래도 괜찮다 토닥여주는 한 사람
‘검은색 물감은 쓰지 말아야한다’
어둡고 축축한 검은색은 나쁘다고만
배워왔다.
붓자루를 쥔 채 떠는 손을
가만히 쥐어주며 ‘괜찮아’라고
말해주는 손길.
검은색도 색이라며
붓쥔 손을 캔버스로 가져간다.
‘캔버스에 묻은 검은 물감을
애써 지우지 않아도 돼.
그럴수록 더 지저분하게 번지기만 할 뿐이야’
검은색을 싫어하던 마음을
알아차리고
다른 색을 칠하다보면
내 캔버스가 어느새 풍요로워진다.
검은색 물감에 화가 나던 마음도 아무렇지 않아진다.
검은 색도 색임을.
그림자가 있어야 빛이 생길 수 있음을.
어두운 건 어두운 대로 의미가 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