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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그나이트 Nov 02. 2016

[소설] 63. 끝이 없는 이야기

Chapter 5. 끝이 없는 이야기 - 민영 (1)

“야! 예쁜아! 전화받을 꺼지?”


“...... 흠...... 알았어. 받을 께. 얼른 자.”


“알았어. 잘 자. 전화할게.”


“허허. 잘 자. 끊는다.”


“안녕.”


민영이는 전화를 끊었다.






민영이는 전화를 끊었다.


눈을 감고 소파에 그대로 누워버렸다. 피곤했다.


웃겼다.


좀 전만 해도 현욱 오빠는 서른 중반의 어른이고, 오빠 같았는데, 순식간에 십 년 전 그때로  돌아간 것 같았다. 밤새 연습한 고백의 말을 덜덜 떨면서 읊던 십 년 전의 그 귀여운 모습이 떠올라 살짝 미소가 지어졌다.


하지만, 그렇다고 다시 연인이 되고 싶지는 않았다.


그 사람, 몇 년을 연락 없이 지내도 하나도 불편하지 않았었다. 문득 어떻게 사나 궁금하긴 했지만, 추억을 공유한 친구가 아쉬운 것뿐, 사무치게 보고 싶거나 그리웠던 적은 없었다.


없으면 없는 데로, 살짝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하는 마음으로 나도 오빠도 잘 살아왔다. 없어도 살 수 있다. 내 삶에 필수인 사람이 아니다. 그러니 두 번 생각할 필요도 없다.


여기까지다.


민영이는 졸음을 참고 벌떡 일어났다. 화장실로 가서 꼼꼼히 샤워를 하고, 로션을 바르고 침대에 누웠다.

미소가 지어졌다. 누군가가 날 좋아한다는 것. 그것은 언제나 좋다.


   




월요일이 되었다.


9시 정각에 민영이는 책상에 앉아 컴퓨터 전원 버튼을 눌렀다. 책상에는 출근 전에 다녀온 영어 학원에서 준 프린트 위에 회사 입구 커피숍에서 테이크 아웃 해온 아메리카노가 올려져 있었다.


회의니, 자료 전송이니, 부산스럽게 오전이 재빨리 지나갔다. 점심은 책상에서 일하면서 샌드위치로 때워버렸다. 빨리 일을 끝내고 정시에 퇴근을 하고 싶었다. 저녁에 요가와 온라인 강의를 둘 다 해야 하기에 시간이 많지 않았다.


민영이는 해야 할 일을 마치고, 퇴근 시간에 맞춰 회사를 나왔다. 야근을 시작하는 사수와 부장님이 딱딱한 얼굴로 ‘내일 보세’라고 했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기분 좋은 월요일의 하루를 잘 마무리하고 싶었다. 사수나 부장님의 표정 하나로 망치고 싶지 않았다.


요가를 하고, 집에 와서 바로 인터넷 생방송 강의도 들었다. 인터넷 강의가 끝나고, 커뮤니티 사이트를 잠깐 둘러봤다. 합격 후기를 볼 때마다 느낀 건데 이런 식으로 적당히 공부해서는 자격증 취득이 힘들 것 같았다.


그렇다고 이 나이에 많은 것을 포기하며, 회사 다니면서 시험에 올인 하기는 좀 그랬다. 합격한 사람들처럼 올인해서 공부하기에는 이 자격증이 인생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저렇게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면, 차라리 로스쿨을 가는 것이 낫겠다 싶은 생각에 더더욱 인생을 걸고 미국 회계사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그렇다고 지금까지 공부한 것을 버리기도 아까웠고.


민영이는 오늘도 결국, 일단 공부 자체가 인생에 도움이 될 거고, 올 겨울에 한 번 시험 보고 나서, 더 진지하게 생각해봐도 늦지 않을 테니까 하는 마음으로 자기 합리화를 할 뿐이었다.


민영이가 하릴없이 인터넷을 뒤적이고 있는데, 언니한테 카톡이 왔다.


[민영아. 이번 주말에 예린이 생일이야. 집에 올 거지?]


[이번 주야? 알았어. 뭐 갖고 싶데?]


[ㅋㅋㅋ 이모부 데려오랜다. 이모부 보고 싶다고, 남자 있음 데려와]


[뭐야. 있긴 뭐가 있어. 없어. 예린이 자꾸 그러면, 이모 선물 안 가져가고 케이크 다 뺏어 먹는다고 해.]


[ㅋㅋㅋ 도서상품권 5장 줘. 본인도 책 사고 싶데. 내가 만화책 안 사주니까 자기가 사고 싶데.]


[알았어.]


[근데, 정말 없냐? 혼자 사는 여자가 인기 1위라던데, 넌 뭐 혼자 사는 체질이야?]


[혼자 사는 체질 맞나 봐. 어제 옛날에 사귄 남자한테 연락 와서 다시 시작하자고 하던데, 하나도 마음이 움직일

지를 않더라]


민영이가 카톡을 보내자마자, 바로 언니한테 전화가 왔다.


“야야야!!! 남자한테 연락이 왔어? 누구? 옛 남자 누구? 선본 남자?”


“아니, 옛날에 학원 강사. 엄마랑 언니가 싫어하던 그 남자. 어제 갑자기 연락 와서 잠깐 만났어.”


“아...... 그 사람?...... 쩝. 지금은 뭐 한데?”


“학원 오픈했데.”


“그래? 돈 좀 모았나? 잘 나가나 보지? 학원 차리는 것도 돈이 꽤 필요할 텐데.”


“글쎄...... 실력도 있고, 허튼데 돈 쓰는 사람도 아니니까. 모았나 봐. 그래 봤자 손바닥만 한 학원일 거야. 집안도 워낙 가난해서 누구 도움도 못 받았을 테니까.”


“흠...... 그렇구나. 그래도, 만나자고 했으면 좀 만나보지 그래. 요새 혼자 심심할 텐데.”


“뭘 만나! 그땐 찢어놓지 못해서 안달이었으면서, 이제 와서 뭔 소리야.”


“에효~~~ 엄마랑 가끔 그때 이야기하는데, 우리가 너무 했나 싶어서. 사실 좋다면 사귀고 결혼하는 게 맞긴 하는데. 부모 욕심이 어디 그러니. 그리고 나도 이렇게 살다 보니 진짜 부자 아니면, 굳이 결혼 안 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고.

그런데 네가 그 이후로 연애도 잘 안 하고 혼자 그러고 있으니까 그냥 좋아하는 사람 있다고 할 때 보냈어야 했나. 괜히 이것저것 걸고넘어졌나. 아무리 허접해도 남편 그늘이 있어야 할 텐데 싶어서. 많이 속상하고 미안해서.”


“뭐야. 난 지금이 좋아. 그리고 언니 말대로 내가 지금 뭐가 부족해. 게다가 결혼 안 해도 엄마 아빠 재산이면 나 평생 혼자 놀고먹어도 되는 데. 굳이 결혼할 이유 없잖아.”


“그러지 마. 아무리 그래도 결혼하고 애도 낳고 해봐야지. 사람으로 태어나서 있는 장기는 다 써봐야 하는 거야. 그리고 애를 낳아야 부모 마음도 알고, 진짜 어른이 되는 거지.

그런 점에서, 몇 년이나 지나서 연락 온 거 보면, 그 사람은 정말 너를 사랑하는 것 같은데. 그냥 다시 만나. 이제는 부모님도 반대 안 할 거야. 너 나이도 있으니까.”


“뭐야. 진짜 기분 나쁘게. 내가 떨이야? 바겐 세일해? 내가 싫다고.

그리고 부모님 반대 때문에 헤어진 거 아냐. 내가 뭐 영화 주인공이냐. 반대해도 좋으면 결혼하는 거지. 그냥 여러 문제가 있고, 안 맞아서 헤어진 것뿐이야.

암튼 이젠 그 사람에게 어떤 감정 없어.”


“그래도 뭐가 있으니까 연락 오고 만난 거 아냐?”


“있긴 뭐가 있어. 언니도 알다시피 그 사람이랑 연애하느라 친구가 없었잖아. 그래서 고등학교 동창 만나듯이 그렇게 친구로 한 번 다시 만났을 뿐이야.”


“아니 난 잘 이해가 안 가서. 다시 연락이 왔고, 만나서 좋았으면. 한 번 다시 만나보는 것도 좋잖아. 물론, 헤어지라고 했던 내가 이런 말 하는 게 웃기지만.”


“아니라고! 다시 만나고 싶고 그런 거 아니라고!

그게 부산 맛집 같아. 여행 갔을 때, 우연히 들려서 맛있는 식사를 했는데, 그렇다고 또 그거 먹으러 굳이 그 먼 부산까지 갈 건 아닌 거 있잖아.

휴~ 아무튼 두 번이나 헤어진 사람이야. 다시 만나봤자 마찬가지야.


언니가 무슨 걱정하는지 알아. 근데 이젠 정말 노처녀 같은 건 상관없어. 무슨 이별 따위 때문이 아니야.

그냥 지금이 너무 좋아서 그러는 거야. 내 생활 하나하나, 시간 하나하나를 내가 다 컨트롤할 수 있는 지금이 너무 좋아. 인연이 온다면 막을 수는 없겠지만, 나서서 결혼하려고 막 뭔가를 하고 싶지는 않아.”


“네가 그렇다면 내가 할 말은 없지만. 하긴 나처럼 아줌마 되느니 너는 부잣집 사모님 될 거 아니면, 그냥 지금이 좋긴 하겠다만...... 에효~ 모르겠다. 내가 뭘 안다고.

암튼 요새 집에 안 와서 엄마 아빠 걱정도 하고 궁금해하시니까. 이번 주말에는 꼭 와. 이러니 저러니 해도 너는 귀한 막내딸 아니냐.”


“알았어. 토요일에 봐.”


민영이는 전화를 끊고, 다시 인터넷을 했다. 몇 개의 글을 읽고 시계를 보니 벌써 12시였다.


민영이는 씻고, 침대에 누워 핸드폰을 켰다. 밤 12시 30분, 이제 하루가 지나갔다.


오늘 현욱에게 전화가 오지 않았다.


민영이는 풍선에서 바람이 빠지는 것 같은 소리로 작게 웃었다. 딱히 기다리지는 않았지만, 전화 오면 아무렇지 않게 받아야지 틈틈이 생각했었다. 아무렇지 않게 친구로, 섹스 앤 더 시티의 캐리와 게이 친구처럼 지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한 줄기 희망이 있었던 것이다.


물론 현욱 오빠는 바빠서 연락을 못하고 있을 것이다. 직원들까지 있다고 하니, 잔뜩 긴장한 상태로 정신없는 것이 분명했다. 전화해야지, 해야 하는데, 하면서도 연속해서 터지는 일들 틈에서 타이밍을 못 잡고 신경만 쓰고 있을 것이 안 봐도 훤했다.


개원은 잘 했을 까. 아직 학원일까. 집에 갔을까. 궁금증이 생겼다.


카카오톡에 들어가서 현욱의 상태 메시지를 확인해보니, 축하 화분 사진과 함께 [논술 학원 오픈]이라고 적혀 있었다.


민영이는 채팅창에 '오빠'라고 적었다가 다시 지웠다.


퇴근 전이면 일하고 있을 것이고, 집에 갔다면 피곤해서 쓰러져 잘 사람에게 굳이 연락해서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


현욱 오빠와의 대화창을 닫고, 설정에 들어가서 친구 목록 편집하기 창을 켰다. 왼쪽엔 사람 이름, 오른쪽엔 [차단]이란 글자가 줄을 지어 서 있었다.


[현욱 오빠] [논술 학원 오픈] [차단]


민영이는 다시 화면을 위로 올렸다. 친구 목록을 처음부터 확인해서 내려오면서, 쓸데없는 사람들을 차단시켜나갔다. 그러다 현욱 오빠 이름에서 손가락을 멈췄다.


민영이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냈다. 캔을 따려고 하다가, 창문의 커튼을 쳤다. 혼자 사는 여자를 훔쳐보는 나쁜 놈들 이야기를 들은 이후로는 밤에, 특히 혼자 술을 마실 때면 커튼을 꼭 치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소파에 앉아 티브이를 켰다. 새벽이라 홈쇼핑 채널만 생기 있고, 딱히 볼만한 프로그램이 없었다. 민영이는 텔레비전을 껐다.


맥주캔을 들어, 꼭지에 손가락을 올렸다. 그러나 민영이가 머뭇거렸다. 나름 다이어트 식단으로 관리한 하루였다. 맥주를 마시는 순간 하루 종일 관리한 것이 물거품이 된다는 생각에 맥주캔 따는 것이 주저되었다.


민영이는 벌떡 일어나 키친타월을 한 장 꺼내 맥주 캔을 꼼꼼히 닦았다. 동그란 옆구리, 판판한 아래위와 입을 대는 부분의 홈까지 구석구석 깔끔하게 닦았다. 그리고 깨끗해진 맥주캔을 냉장고 맨 위에 넣어두었다.


조금이라도 시도한 것이 아까웠다. 민영이는 화장실에 가서 소변을 보고, 핸드폰을 들고 다시 침대로 가서 누웠다.


핸드폰을 켜니, 카카오톡 창이 맨 위에 떠 있었다. 현욱 오빠의 상태 메시지는 변함이 없었다.


1시 20분이었다. 오빠는 오늘 내게 연락하려고 했던 것을 잊은 것이 분명했다.


현욱 오빠랑 같이 할 만한 것들을 생각해봤다.


같이 영화 보고, 밥 먹고, 술 먹고, 이런저런 이야기들


오빠 학원 오픈 잘 했어?

수고했어.

영화 볼까?

지은이랑 창수 오빠는 참 별로가 돼가는 것 같아.

저 사람들은 왜 저러고 살까?

금리가 안 좋아서 저금하기 짜증 나.

저 남자는 왜 날 쳐다볼까? 저런 눈빛은 싫어.

지나가는 저 여자 예쁘지 않아? 허벅지 부럽다.

어제 고백받았어 나쁘지 않은데 어떡할까.

등등등.


퇴근길에, 꺼진 내 집 창문을 확인하고 아파트에 들어서서, 엘리베이터 입구에서 배달 음식 전단지를 뒤적이다. 시켜먹기도 귀찮아지고 누구라도 좋으니 딱 1시간만 같이 밥 먹고, 딱 맥주 한 잔 하고 싶을 때, 현욱 오빠가 와주지 않을까 기대했었는데.


그런데, 생각해보면 꼭 현욱 오빠가 아니어도 괜찮았다. 그냥 아무하고도 이야기 나누지 않아도 되고, 싱숭생숭할 때는 아무도 안 만나는 것이 더 안전했다.


진심이던, 순간 감상에 취해서 건 어쨌든 날 좋다고, 나는 안 좋아하는 사람과는 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었다.


민영이는 꺼진 핸드폰 화면을 켰다. 카카오톡 친구 목록 편집 창이 열렸다.


[현욱 오빠] [논술학원 오픈] [차단]


민영이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화장실에 다녀오고, 물을 한 잔 마셨다. 소파에 앉아 냉장고에 넣어둔 캔 맥주를 꺼내 들고 소파에 앉았다.


민영이는 생각했다.


‘현욱 오빠를 안 좋아하는 것은 아니겠지. 하루 종일 오빠 전화를 안 기다렸다고 한 것이 거짓말인 만큼, 오빠에 대한 마음이 있긴 할 것이다.


하지만, 다시 만나면 이번엔 바로 결혼이 될 텐데. 결혼해서 한 푼 한 푼 아끼면서 살거나, 아님 언니처럼 친정 도움받으면서 사는 것 둘 다 마음에도 안 들고, 또 현욱 오빠의 이런저런 성격에 참고 맞춰야 하는 지도 알기에 선뜻 응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내 걱정은, 끝까지 가보는 내 성격상 현욱 오빠가 정말 예전처럼 열정적으로 조른다면 나는 에라 모르겠다 하고 사귈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렇게 사귀고, 결혼하게 되면. 그냥 헤어짐이 아니라, 이혼만큼 큰 상처를 남길 것이고. 현욱 오빠와의 추억이니 뭐니 다 사라질 것이다.


'아마 그때는 정말 끝이겠지.'


민영은 무의식 중에 들고 있던 캔맥주의 뚜껑을 땄다. 바로 한 입 꿀꺽 마셨다.


맥주는 그냥 그랬다. 아껴두고 먹었다고 스위트 해지지는 않았다. 어제 먹었던 그 맥주와 같았다.


한 입 먹자마자 맥주를 딴 것이 후회되었다. 남은 맥주를 버리기엔 아깝고, 그냥 마시기엔 지금은 딱히 맛이 없었다. 그렇다고 맛도 없는 것 아깝다고 먹어봤자 살만 찔 것이다.


‘그깟 3천 원.’


민영이는 맥주를 싱크대에 흘려보냈다. 캔은 그대로 재활용을 모으는 비닐에 담았다.


이러니 저러니 끝이면, 최소한 현욱 오빠에게 조금이라도 좋은 기억으로 남고 싶었다.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

지, 민영이는 이런 생각을 하는 본인이 신파 속 여주인공 같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그러고 싶었다.


민영이는 침대에 걸터앉아 핸드폰을 다시 켰다.


[현욱 오빠] [논술학원 오픈] [차단]


‘결혼해서 평생 행복하게 살았데요’라는 환상조차 없다면, 앞으로도 오늘 같이 전화를 기다릴 일이 반복될 것이라면, 추하게 진짜 끝을 내기 전에, 이쯤에서 말 줄임표로 끝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민영이는 차단 버튼을 눌렀다. 차단이란 글자가 해제라는 빨간 글씨로 바뀌었다.


[현욱 오빠] [논술학원 오픈] [해제]


주소록의 현욱 오빠 번호를 찾아 수신차단 설정하고, 문자도 스팸 편지함으로 설정을 바꿔놓았다.


민영이는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냉장고 문을 열었다. 캔 맥주 하나를 꺼냈다. 민영이는 아까처럼 맥주캔을 꼼꼼하게 닦았다. 그리고 다시 냉장고 맨 위에 깊숙한 안쪽에 넣어두었다.


나중에 진짜 맛있게 먹을 상황이 되었을 때, 그때 진짜 시원하게 마실 것이다. 며칠간은 냉장고 속에서 차갑게 날 기다리는 저 캔 맥주를 위안 삼아 하루를 버틸 수 있을 것이다.


민영이는 잠자리에 누웠다. 새벽 3시였다. 벌써 오늘이 시작되었다. 조금이라도 잠을 자야 한다. 그래야 내일인지 오늘인지, 아무튼 곧 시작될 아침을 잘 시작할 수 있을 테니까.


                                         




덧붙임)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이제 다시 연재를 시작합니다. 다음 주에는 완결이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까지 기다려 주시고, 읽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끝까지 꼼꼼히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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