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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비주 Nov 29. 2024

겨울 여행



사소한 것들이 사소한 것을 메꾸는 날

눈 깊은 곳에 넣어 두었던 그리움들이

뱃속을 달구고,

눈 어린 마음에 풍경을 넣는다


겨울은 허전한 마음이 물들어가는 날

붉고 붉은 것들이 떨어지며

눅눅한 땅을 물들여가고

그대 마음 깊은 곳에 넣었던

노오란 이별들을 꺼낸다


언제부터 온 이별인가

날마다 마시는 커피처럼

홀짝거리지만

뒤통수에 매달린 오랜 여운을

아직도 음미하고 있다


팔은 뻗어서 내 몸을 감싸고

발은 걸어서 나를 옮긴다

하늘은 낮아지고

숲들은 어두워지며

쓸쓸한 시간을 에워싼다


2024.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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