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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지나는 중

by 김비주


어둠이 쉽게 내리는 계절

폐지 할머니가

2년 동안 모은 156만 원,

젊은 엄마가 건네는

아이의 돌반지가

구세군 바구니에 던져지던 날


심어만 놓으면 소용없어요.

메고 따고 가꾸고 세 번의 팥을

딴다는 아흔넷의 할머니

수확이란 지극한 수고로움

인간극장 할머니의

노동이 땅 위에서 빛나던 날


소중한 생각들이 겨울을

채우는 중

사랑은 대지를 가로질러

공중에서 떠 다니고

추위를 덥힌다

작은 진리가 세상을 지키는,

겨울이 길수록 봄은 찬란하다


20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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