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비주 Dec 17. 2024

두서 없이 아침 단상

아침이 오는 시간이다.

시간에 앉아 있으면 가끔은 외로움이 길게 드리운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이 손님이 잠시 속을 울렁이게 하기도 하고

눈의 속살을 적시기도 한다.

배신이라든지, 상처가 아닌 그냥 멀겋게 찾아오는 이놈 때문에

내가 사람이라는 걸 깨닫기도 한다.


날이 많이 차가워졌다.

어제 본 바다가엔 햇살이 내려앉아 눈부신 설렘을 만들어 내고

종일 재잘거릴 것 같았다.

눈으로 보내는 수많은 밀어 중에


'나 이렇게 반짝이고 있어, 나 이렇게 속살거리고 있어.'


바다


모두가 나를 보러 옵니다

예쁘거나 밉거나

개의치 않고 보러 옵니다


가끔은 뜨거운 시선으로

가끔은 쓸쓸한 시선으로

땅 위에 구르는 모든 파편들을 몰고서

맹랑한 시간으로 들어옵니다


깊어서인지 넓어서인지

나는 그치지 않고 속삭입니다

속삭임의 언저리엔 어머니의 마음을 가져옵니다

문득 구겨진 마음을 어루만지는 손입니다

손들이 수없이 만들어졌다 사라지는 사이

햇살의 여린 속살을  옮겨와

모든 표면에서 반짝입니다


생각이 이는 대로 글을 쓰다 문득 '강'이란 시가 생각이

났다.

아마 이 시의 한 면이 그곳에 닿아 있기 때문 일거다

내 시중에서 좋아하는 시 중의 하나이다.

첫 번째 시집에 실려 있다.

글을 쓰는 동안 외로움이 옅어졌다.

눈을 뜨면 쓰는 이 시간이 참 좋은 시간이기도 하다.

가끔 시간의 고리 속에서 시간을 탈출하기도 한다.



2024.12.17

두서없이 아침 생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