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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비주 Dec 16. 2024

펑펑


어디에선가 첫눈이 내리겠지

지나간 시간의 한 귀퉁이에도

은빛 속삭임들,

부서질 듯 제 몸을 날리는

둥둥 떠다니던 그리움

펑펑이라 좋았다

생각은 늘 펑펑이고

은나래 접으며 속도를 내는 계절

마알갛게 채워지는

여백의 황홀한 나들이,

채우면서 비워가는

한 움큼의 속된 눈물 질펀하겠다

툭툭 튀는 심장의 한 귀퉁이에

스쳐가는 잃어버린 풍경,

어딘가에서 불러 낼

청춘의 한 무더기 꿈들이 계절을 내리고

온 세상은 펑펑

온 세상은 질펀한

나의 속된 사유를 그리워하겠지


2016.12.11


시집《오후 석 점, 바람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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