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직 생각 진행 중

by 김비주

슬픔이 강을 넘쳤다.

오늘도 김애란의 소설 중 <영원한 화자>를 눈을 뜨면 컴퓨터 앞에 앉아 읽는다.

4시 30분 이른 시각이다.

소설의 문장들은 살아서 꿈틀거리고 저 밑바닥에 있는 슬픔을 끌어올렸다.

너무도 닮아 있는 문장들, 나와 같았다.

이렇게 위로받을 수 있다니, 모처럼 문장은 나를 건너왔다.

거침없이 생각을 내닫는 문장들


그러니 어떤 우연들은 11시 11분처럼 혹은 4시 44분처럼

그렇게 다가오기도 한다.*


이 말이 나를 오랫동안 뭉근하게 바라본다.

어딘가에 속해 있어서 어딘가에 속해야 되어서

망설임의 시간을 견디고 있다.

무언가에 열렬하지 않다는 것은 참 힘든 일이다.

그저 하루를 조용히 지내고, 뜻하지 않은 넷플릭스나

유튜브에서 <집>을 보고 치열한 삶의 단편을 가져오고

넷플릭스의 <광장>은 치열하고 잔인한 생각을 가진

철없는 자의 게임이었다.

모두 죽음으로 가는, 규칙은 지킬 때만 의미가 있다.

욕망과 허세와 불만의 그늘에 가린 단순한 철부지들의

게임.


우리가 읽었던 광장이 이념의 모호한 시기를 건너고 있었다면 넷플릭스의 광장은 자본의 세계를 건너고 있었다


* <영원한 화자> 중에서

2025.6.10


오늘 새벽에도 읽는다.

다른 소설책을 찾아서 읽지만 식상하다.

참신함이 처음보다 줄어들었지만 아직은 그래도

다른 소설보다 더 좋다.


2025.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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