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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비주 Jan 16. 2023

눈썹달이 예뻐서

눈썹달이 너무 예뻐서 휴대폰을 들어봅니다.

그 이쁘고 날씬한 달이 뭉텅 그려집니다.

사진 찍기를 멈추고 생각합니다.

화면으로 들어올 때 부풀어지는 모습 때문에 그 많은 굶주림과

식이요법으로 예쁜 몸을 보이는 필사의 노력들이 생각납니다.


노후를 다룬 소설가의 단편이 상당히 오래 남습니다.

또 뜻하지 않은 용어도 배웁니다.

'월 플라워' 한 번도 생각지 못하고 관심 없던 단어가 툭 불거져

들어온 어제는 살아 있는 동안이 참 용쓰는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요즈음 조용한 하루에 조응하는 일이 또다시 은혜로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일어나서 글을 쓰는 시간으로 돌아와 앉아 좋아하는

음악과 함께 깨어납니다.

벌써 1월이 절반에 와있네요.

새해 첫날 아침 수첩에 적어보았지요.

올해는 무엇을 할 것인가?

그 일들이 혼자 할 수 있는 일과 혼자 할 수 없는 일이 반반입니다.


아침 산책도 드문 드문, 책 읽기도 드문 드문, 알라딘의 오래된 회원복구만 다시 합니다.

가끔 살면서 뜻하지 않은 일이 일어나서 뜻하지 않은 시간을 살게 합니다.

삶은 좌절 속에서 인내의 꽃을 피우게 하고 작고 소중한 것들을 볼 수 있는 눈을 줍니다.

거실에 나가 책들을 봅니다.

내 삶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던 책들, 시크릿, 꿈꾸는 다락방,경청, 커피 상인의 비밀, 황금 사과 등 이런 종류의 책들은 버리지 않게 되네요.

사상이나 감정을 형성했던 책들은 버렸는데도.

삶의 시간을 맨발로 뛰며 저를 격려했던 책들의 제목들을 봅니다.

저와 함께한 사람들이 기억 속에서 멀어질 때도 이 책들은 시간을 되짚어보게 하네요.


아침을 맞는 시간이란 현재와 과거를 조밀하게 엮어서 더 나은 아침을 만드는가 봅니다.


이 글을 마무리하고, 책을 읽다 산책을 다녀올 예정이네요.


2023.1.16 아침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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