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절정으로 치닫는다. 때때옷 입은 아이처럼 우쭐해진 기분으로 여름 정수리를 내려친다. 한 점의 바람이 뼛속까지 느껴지는 이때 물의 존재들이 제모습을 드러낸다.
바다로, 폭포로, 소나기로, 계곡으로, 몸을 씻어내는 존재로. 참으로 기막힌 반격이다. 늘 소리 없이 있다가 우아한 몸짓으로 사람들의 몸과 마음에 내려앉고 한여름에 승차한 사람들에게
이제 우리가 정말 소중한 존재냐고? 묻는 것 같다.
다른 모습을 한 모든 물의 물성들이 전면전을 통보할 때 우리의 여름은 더욱 성숙되어 갈 것이다.
이 여름의 한켠에서 난 늘 준비되어 있는지‥물성들과 함께할 마음의 여백을 가꾸어 가는지? 생각하게 한다.
아침의 소소함과 한 점 바람의 힘을 얻어 이 여름을 재음미해 본다.
ㅡ한여름을 가로지르며 잠시 멈추다 ㅡ
2012.8.3
여전히 후덥지근하다. 매미가 열심히 쓰르르 울어댄다. 올여름은 유난히 덥다. 차를 타고 가다가 유엔 공원 근처에서 참새들을 한 무더기 보았다. 쪼르르 나는 놈, 종종종 걷는 놈 각각의 모습으로 시선을 붙잡는다. 참으로 어여쁘다. 작고 야리야리한 것이.
작고 여린 것의 움직임이 마음을 순하고 선하게 만든다.
무더운 여름을 보내며 치열함을 잠시 내려놓고 순하고 선해지고 싶다.
2012. 8.13
10년 전 여름에 썼던 글을 가져왔다.
지금의 나와 생각이 같다.
겨울이 코끝에 내려 집안에서도 서늘하다.
거실 밖 어둠 속에서 희뿌연 시야가 춥다고 말한다.
아침 음악을 들으며 몇 날을 덜어내고 있다.
명절 뒤에 1kg이 몸에 실렸다.
이 1kg을 덜어내려면 맛의 유혹과 작은 거짓말 허기를
멀리해야 한다.
운동량의 극감으로 5kg을 늘인 지 2kg이 왔다 갔다이다.
많은 노력이 숨어 있다.
무언가 유지한다는 건.
2023.1.25 소소한 아침 단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