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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비주 Jan 25. 2023

몹시도 추운 날에



오늘 나는 시를 읽었다

시가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근래에 모처럼 드는 생각이다

시요일의 시인들이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7일을 하루 만에 읽는 내 크기와 시가

가슴에 닿아서 눈발이 펄펄 날리듯

눈물 한 자락이 뜨겁게 날렸다


시는 아름답구나

오늘같이 추운 혹독한 날에

집안에서 읽을 수 있는 시간이 아름답구나

새파랗게 질린 얼음처럼 땡땡 언 날씨에

바깥에서 추위를 날 사람들이 눈에 닿아서

시가 뜨거워졌구나

시가 괜스레 미안했구나

방어막이 없는 곳에서 드러난 시간을

견디는 이들에게

이 뜨거운 마음은 무언지

시가 되었구나


2023. 1.26


필라테스하고 오는 길에 잠시 추위를 보고

방으로 들아와서 시요일의 시 일곱 편 읽고

갑자기 세상 사는 것이 고맙고 미안해져서.


가스값이 너무 올라서 난방비를 걱정하는 시간들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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