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by 김비주

보고픈 이여

많이 늙었겠군요

세상에 살아서

세월을 피해 갈 순 없겠지요

장한가를 낭랑하게 읊던

그 모습도

계단을 뛰어오르던

그 설렘도

많은 날을 지났군요

아이처럼 설레던

광안리 바다도

파라솔처럼 펼쳐지던

찻집도

시간을 벗고 뛰어오던

그날도

추억 속에 있군요

어쩌면

오늘도 부치지 못한

편지를

쓰고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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