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이

by 김비주


눈이 그윽하다

처음 만났을 때 두려움이

너를 가로지르고

불안한 몸짓이

낯선

나를 당황하게 하더니

이제는 커다란 눈망울에

어여쁨이 그득하다


길에 버려진 두려움을

버린 이는 생각을 할까

가끔은 힘들고 벅찬 것이 하루지만

하루를 내팽개칠 수 있을까

통통 굴러가는 서글픔을

온몸으로 떠안은 유기견의

고통을,

만원을 주고 데려온 유기견

만원이,

조카의 선택에 두려움도 벗어내고


졸랑졸랑

갸우뚱한 모습으로

지나간 시간을 벗고 있네

행복한 시간을 통째로

가져와서

잃어버린 믿음을 돌려줄 수

있다면

가끔은 미안한 마음으로

버려진 것들에 대해

긴 기도를 하고 싶다


2016.11.16

조카가 데려다 키운 유기견 만원이 2013년에 와서

2023년 1월에 떠나다.

작가의 이전글또, 새 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