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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비주 Mar 24. 2023

봄, 사위다


바바리 벗어서 길거리에서 바꿔 입습니다

파마머리 바람에 나부끼고 한 손엔

봄이 실립니다

노란 바탕에 꽃 하늘거리고 체크무늬 바바리

벗어던지고 꽃무늬 바바리 입더니,

꽃나무들 얼굴 붉어집니다

두 나무 구부정한 모습으로

봄 햇살 받으며 봄을 노누다가

깔깔깔 자지러지십니다


아파트 쪽길 공원 아래 나무들 꽃망울 터트리고

마음들 봄물 듭니다

수줍은 눈 종종종 나무들 따라 눈빛 주다

발그레 웃는 환한 꽃나무들

한참이나 풍경으로 머무릅니다

해마다 봄, 꽃들 자지러질 것이고

하늘을 배경 삼아 두 아주머니

봄도 사위어 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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