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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비주 Apr 19. 2023

다육이 키우기



사람과 풍경을 떠나

다육이 번식을 도왔다

마르기 전 떨어질 잎을 뜯어다

다육이를 치솟게 하다

아침이면 일어나 그들을 본다

뾰족뾰족 솟아오르는 생명을 확인하고

자꾸 잃어버린 말을 옮긴다


마르는 건 부서지는 것,

부서지는 것이 싫어서

축축하게 젖었더니 녹아내린다

과습, 잠깐 부어오르더니

온몸 습기로 울지도 못한다


물은 그만, 바람과 온기를 주세요

스스로 일어나지 못한 시간을

가져와서 햇빛과 바람에 놓아둔다

언제부터인가, 그늘에 쉬면서

남은 말들도 놓고 있다


2023.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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