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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비주 Nov 10. 2023

꿈을 꾸지요, 피워낸 생각처럼



지렛대를 옮기며 몸을 바꾼다

몸 한 점에서 동물들이 삐져나온다

오래된 유산, 세계인이 함께 한다

생은 죽음의 이면을 날마다 뒤집어 놓더니

말갛고 훤한 자리에 결계를 친다


사랑초 무더기를 한눈에 본다

가끔 나비처럼 날개를 접고

작은 보랏빛 꽃을 피워낸다

천국입니까

연옥이라고요?

죽음의 거친 단계를 꽃으로 피워낸다


선인장 작은 잎들이 꽃을 곳곳에 놓더니

생명은 옮긴 자들의 보기 좋음이라고

잠시 말한다

아직도 작은 잎을 놓을 건가요

또 피워드릴까요?

잎들이 울렁거리며 말을 쏟아낸다


발을 옮길 때마다 따라오는 그림자가

초록별 꿈을 꾸는 눈이 없다고

꿈과 색과 바람이 보이지 않아

몸을 바꾸어보지만 몸을 바꿀 뿐이라고

눈도 만들 수 있냐고 물어본다

난, 눈먼 시간에게

말 멈춘 시간을 건네주며 어루만진다


바꿔 볼까요

아침의 요가처럼 자세를 바꾼다면

우리가 희망하는 세계로 가게 되나요

아침이 그리는 오늘은

결계를 풀고

울렁거리는 하루를

술렁거리는 마음으로

시작해도 되나요?

아침은 노래가 제격이군요


2023. 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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