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지구에 서서

by 김비주

명치끝이 울었습니다

사랑한다고 당신은 말하지 않았으나

샅샅이 사랑을 이고 있는 당신에게

몸과 마음 환히 드러내어

깊은 눈 내리거든

눈부신 햇살아래 누워 있겠습니다

하늘에 구름 한 조각

소리 없이 흐르고

바람 한점 없는 지구에서도 소리 없이

나부끼는

깊은 관심의 한끝에 흔들려보겠습니다

있어서 만난 모든 사랑에게

그만큼이어서 괜찮다고

들판의 황량함을 거친 손으로 어루만지겠습니다


누군가는 또 오늘의 사랑을 위해

바람소리 나도록 달려오겠지요


2017.11.30.

keyword
작가의 이전글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