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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비주 Apr 15. 2024

시 말리기



시간이 지나도 반짝이는 별,

포플린에서 폴리까지

빡빡 구겨 빨아도 탱글거리고

몸에 순하다는 면들이 쭈글거려

폼나지 않는 유효기간의 시간을 펴서

바짝 햇빛에 말린다

어제의 데카당스나 그제의 신파나

오늘의 해체까지

궁기에 허덕이던 감정의 저 밑 분노로

엮어내던 뚜쟁이 논리를

도르르 말아서 질겅질겅 씹는다


꼭꼭 씹어서

아밀라아제를 결박하고

천천히 들어 올리는 오후 한 때의 시들

진공의 시간이 꽤 오래도록

시를 담는 미라의 항거


2019.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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