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은 너희들이 한다(최종)

by 선재



KakaoTalk_20250816_113226260_06.jpg?type=w1


백범은 1일 마지막 공식 일정으로 광주공립여자중학교(현 광주여자고등학교)를 방문한다. 오후 5시 반부터 학교 강당에서 자신을 위한 환영회가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광주여자고등학교는 호남 최초 공립고등여성 교육기관으로 1920년대 세워진 유서 깊은 학교다. 1923년 광주공립고등여학교로 개교해 1937년 광주야마토(大和)공립고등여학교, 1946년 광주공립고등여학교를 거쳐 같은 해 광주공립여자중학교로 교명을 개칭했다. 1951년에는 학제 변화에 따라 현재의 교명인 광주여자고등학교로 변경된 후 오늘에 이르고 있다. 우리 현대사에서 광주여고는 민주화 운동에 앞장선 학교이기도 하다. 1960년 4월 19일 200여 명 여학생이 경찰이 봉쇄한 교문을 피해 학교 뒤 판자 울타리를 넘어 4 ·19 시위에 가담했다. 이는 4·19 민주혁명 당시 여고생이 시위에 참여한 첫 사례였다.


KakaoTalk_20250816_113226260_03.jpg?type=w1


원래 개교 당시 광주여고 위치는 광주 동구 장동이었다. 그러나 급격한 도심 공동화 현상이 발생함에 따라 학교 이전 필요성이 생겨 2010년 화정동으로 교사(校舍)를 이전했다. 현재 장동 옛 터인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주차장 인근에는 '추억의 벽'이 설치되어 있다. 2023년 개교 100주년을 맞아 광주여고 총동창회의 주도로 동구청과 ACC의 도움을 받아 현재의 위치에 자리를 틀었다. 남아있던 광주여고 교문과 교패를 활용해 '추억의 벽'에는 교가, 학교 연혁, 교복 변천사, 추억 속으로, 다양한 학교생활 활동 등을 전시하고 있다. 이는 광주여고 옛 터를 기억하고 그 시절 역사를 후대에 남겨 모교를 기리기 위함이었다.


KakaoTalk_20250816_113226260_05.jpg?type=w1


당시 언론 보도에 따르면 광주공립여자중학교(현 광주여자고등학교)에서 거행된 김구 선생 환영회는 노석정 씨 사회로 국민의례, 꽃다발 증정, 환영사로 이어졌다. 환영위원장 이은용은 당파를 초월해 우리 민족의 큰 지도자 백범 선생을 환영하자는 내용을 환영사에 담았다. 다음으로 김구 선생의 답사가 있었다. 우리 민족에 이익 되는 일이라면 물불 가리지 않고 뛰어갈 용기가 있다는 결연한 의지를 청중들에게 전했다. 마지막 순서로 광주여중생들이 펼치는 합창·독창·무용 무대가 이어졌다. 모든 순서를 마친 폐회 시간은 저녁 8시. 3시간에 가까운 긴 환영회였다. 당일 빡빡한 일정 중에서도 백범이 가장 마음 편하게 자리했을 행사라 짐작된다. 감격스러운 해방을 맞은 지도 어언 3년. 10대 여학생들이 정성을 다해 펼치는 공연을 바라보며 그 특유의 밝은 웃음으로 우리 민족의 밝은 미래를 상상했을 터였다. 어느덧 고된 일정의 피로가 눈 녹듯 사라진 긴 하루의 종착역. 어둠이 깔린 교정에는 백범의 하얀 옷자락같이 빛나는 작은 별들이 축복처럼 세상을 한가득 채우고 있었다.

https://www.gwangjuin.com/news/articleView.html?idxno=222329


1일 일정에서 백범이 만난 사람은 다양했다. 방직공장 노동자부터 지역 언론인, 어린 학생들에 이르기까지. 해방 이후 국가 재건 활동 현장에서 나름의 역할과 소임을 다하고 있는 각계각층 사람을 만나 그들을 위로하고 격려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정치가 맡아야 할 막중한 책임감과 정부 수립 이후 나가갈 방향을 보다 선명하게 고민했을 것이다. 백범이 방직공장을 방문했을 때 “정치한다고 해서만 애국이 아니다. 애국은 너희들이 한다"라고 한 말은 근로자들을 향한 감사와 애정의 표현이자 자신을 향한 자책과도 같은 표현이었다. 애국의 길도 진정한 애국자들도 그리 멀리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치가 애국을 거창하게 포장한 체 제대로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함을 경계하듯 평범한 범부(凡夫)들로부터 희망의 빛을 본 그의 여정이었다. 만일 백범이 현시점으로 돌아와 오늘의 우리를 다시 마주한다면 원형 뿔테안경 너머 지긋한 눈빛 가득히 변함없이 말씀하시리라 믿는다. "진정 애국은 너희들이 한다"라고

keyword
작가의 이전글애국은 너희들이 한다(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