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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민정 Oct 13. 2020

[갈대 같은 사람이고 싶어라]

 

지난 주말, 갈대밭을 거닐면서 가을바람에 갈대들이 황금물결을 이루며 부드럽게 일렁이는 모습을 한참 동안 지켜보았습니다. 

이루 다 말할 수 없을 만큼 정말 아름답더라고요.      


보통 사람의 마음을 ‘갈대’에 비유하곤 합니다.

언젠가부터 갈대는 쉽게 흔들리고 이랬다저랬다 변덕이 심한 사람의 상징이 되어버리곤 했어요.     

그런데 바람에 몸을 내맡기며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갈대들을 바라보며 그렇게 불리는 것에 괜스레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갈대 같은 사람이고 싶다는 생각마저 올라오더라고요.     


갈대는 그저 바람에 곁을 내어주며 자연스럽게 바람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그 방향에 맞춰 부드럽게 너울거렸습니다.

절대 꺾이지 않으려 버티지도 않았고, 애써 저항하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유연하게 바람을 맞이하면서 금빛 물결이라는 아름다운 장관을 이루었습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저도 갈대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일도, 사람도, 인생도 갈대처럼 유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되자고.     


코로나와 같은 예상치 못한 변화에도, 

나와는 많이 다른 사람을 만났을 때에도,

원치 않는 일들이 일어났을 때에도

갈대처럼 유연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포용력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제는 갈대의 명예를 회복시켜주고 싶네요.

‘변덕’이 아닌 ‘포용’의 상징으로.


저는 오늘부터 갈대를 그렇게 생각하려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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