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빡이 켜고 들어가기!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
제44조(방향지시등)
자동차의 앞면ㆍ뒷면 및 옆면(피견인자동차의 경우에는 앞면을 제외한다)에는 다음 각 호의 기준에 적합한 방향지시등을 설치하여야 한다.
1. 자동차 앞면ㆍ뒷면 및 옆면 좌ㆍ우에 각각 1개를 설치할 것. 다만, 승용자동차와 차량총중량 3.5톤 이하 화물자동차 및 특수자동차(구난형 특수자동차는 제외한다)를 제외한 자동차에는 2개의 뒷면 방향지시등을 추가로 설치할 수 있다.
2. 등광색은 호박색일 것
3. 방향지시등의 설치 및 광도기준은 별표 6의17에 적합할 것. 다만, 초소형자동차는 별표 45의 기준을 적용할 수 있다.
내가 우회전 깜빡이(방향표시등)를 켰다면 마땅히 왼쪽으로 핸들을 꺾어야합니다. 다시 좌회전 깜빡이를 켰다면 마땅히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어야합니다. 깜빡이가 말이라면 좌회전과 우회전은 실천입니다. 깜빡이대로 운전한다면 마땅히 믿을 수 있는 운전입니다. 신(信)은 믿음이며 미더움입니다. 좌회전 깜빡이를 켜고 우회전한다면 다른 자동차는 저 사람이 무슨 일을 벌일지 몰라 뒤따라오지 않을겁니다. 앞차가 제대로 운전하고 있는데도 내가 믿지 않는다면 어느 차의 뒤, 어느곳에도 갈 수 없습니다. 믿음도 미더움도 빠짐없이 신입니다.
군자는 말을 많이 하지 않습니다. 말에 맞게 실천하기란 무척 어렵습니다. 말은 실수를 낳고, 실수는 인간관계에 겉잡을 수 없는 불신(不信, 믿지 못함)을 낳습니다. 때로는 침묵을 지키는게 믿음을 지킬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 됩니다. 그렇다고 사람이 말을 안하고 살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사람은 짖지 않고 말하기에 금수와 다릅니다. 말이 없다면 우리는 사회를 이룰 수 없습니다. 군자는 말을 지키기 어렵기에 꼭 해야하는 말만 하고 되도록 실천을 먼저 합니다.
군자는 믿을 수 있는 사람입니다. 배신과는 거리가 멉니다. 마땅히 미덥기에 신의(信義)가 있다고 합니다. 약속을 하면 꼭 지키고, 내뱉은 말에는 책임을 집니다. 사람은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기대기 마련이요, 이웃이 되고 싶어합니다. 덕이 훌륭한 사람은 모두가 믿을 수 있는 이웃이 됩니다. 인의예지의 사덕이라고 하지만, 신을 더해서 오상(五常)이라고도 합니다. 그만큼 신은 도덕에서 무겁고 귀합니다.
믿음이 없는 인생은 생각만해도 외롭고 괴롭습니다. 마음이 사무쳐서 단지 숨을 쉬는 것만으로도 몸이 무습니다. 덕이 있더라도 없는듯합니다. 다만 사랑이 그렇고 배려와 나눔이 그러하듯이, 미더운 타인을 바라기보다 내가 먼저 미더워야 합니다. 말이 모여 대화가 되듯 말에 짝하는 실천이 모여 믿음이 됩니다. 지키지 못할 약속, 무책임, 수다스러움이 거둬지고 조심스러운 말과 마땅한 실천만이 남았을 때, 우리는 모두 서로의 미더운 이웃이 될 수 있습니다.
위정22
子曰 人而無信 不知其可也 大車無輗 小車無軏 其何以行之哉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으로서 신이 없으면 가능성을 알기 어렵네. 큰 수레에 수레채 마구리가 없고, 작은 수레에 멍에막이가 없다면, 어떻게 수레가 갈 수 있겠느냐?”
미덥지 않고 믿음이 없는 사람은 어딘가 나사 하나가 빠진 사람입니다. 팔 한쪽, 다리 한쪽이 없는 것보다 중요한 장기 하나가 없는게 살아가기 더 힘들듯이, 겉으로는 멀쩡해보여도 믿음이 없으면 사람으로서 큰 문제입니다. 사람이 믿을 수 없다면 관계를 맺기 힘듭니다. 만일 깜빡이가 깨져서 불이 나오지 않거나, 하루종일 반짝반짝거리면서 정신사납게 깜빡이를 쳐대는 자동차는 가까이 가기 두렵습니다. 사람은 말하면 말한대로 실천하리라 믿기에 짐작하고 사람에 맞게 대합니다. 말과 반대로 행동하면 짐작할 수 없어서 대하기 어렵습니다. 말그대로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 사람입니다. 거짓과 불신으로 사람을 대하기 어렵다면 관계는 물론 도덕을 지키기 어려워집니다.
학이4,
曾子曰 吾日三省吾身 ... 與朋友交而不信乎 ...
공자의 제자 증자가 말하였다. “나는 날마다 세 가지 일로 나 자신을 반성하니 ... 벗과 사귀면서 진실하지 않았는가 ... 이다.”
공야장25,
子曰 老者 安之 朋友를 信之 少 懷之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늙은이를 편안하게 해주고, 벗에게는 미덥게 하고, 젊은이를 감싸주고 싶네.”
학이7
子夏曰 ... 言而有信 雖曰未學 吾必謂之學矣
공자의 제자 자하가 말하였다. “... 벗과 사귀되 말을 하는 데 신의가 있으면, 비록 그가 배우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나는 반드시 그를 배운 사람이라고 하겠다.”
친구 사이에는 믿어야합니다. 교우관계(交友關係, 친분을 쌓아 서로 친하게 지내는 관계)와 우정은 신을 밑거름으로 삼습니다. 가족은 그 자체로도 믿을 수 있지만, 나와 살아온 환경이 다른 친구를 믿기 위해서는 친구가 약속을 잘 지키고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지를 살펴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친구는 가족만큼, 가족 다음으로 가까이 두는 사람이기에 더욱 미더워야합니다. 친구는 거짓을 하지 않으리라는 믿음이 바탕이 되어 이뤄집니다. 친구를 속인다면 몸을 해치는 이상으로 인을 크게 어지럽힙니다. 뒷돈을 받거나 부정선거를 저지르며 탈세하는 짓보다도 배신하는 짓이 훨씬 가깝고 괘씸합니다. 그만큼 신을 지키기만큼 쉽게 큰 의를 세울 수 있는 일은 없습니다.
이인24,
子曰 君子 欲訥於言而敏於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말은 어눌하고, 실행은 민첩하고자 한다.”
양화19,
子曰 予欲無言 子貢曰 子如不言 則小子何述焉 子曰 天何言哉 四時行焉 百物 生焉 天何言哉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말을 하지 않으려고 하네.” 자공이 말하였다. “선생님께서 만일 말씀을 하지 않으시면 저희들이 어떻게 도道를 전하겠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하늘이 무슨 말을 하던가? 그런데도 사시가 운행되고 만물이 자라나네. 하늘이 무슨 말을 하던가?”
학이6,
子曰 弟子 ... 謹而信 ... 行有餘力 則以學文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 행실을 삼가고 말을 미덥게 하며 ... 이를 행하고 남은 힘이 있으면 글을 배워야 한다.”
선진5
南容 三復白圭 孔子以其兄之子 妻之
남용이 ‘보석의 흠은 갈아서 없앨 수 있지만, 말의 흠은 없앨 수 없다.’는 ≪시경≫ <억>의 구절을 하루에 세 번 반복해서 외우자, 공자께서 형의 딸을 그에게 시집보내셨다.
안연3
司馬牛問仁 子曰 仁者 其言也訒 曰 其言也訒 斯謂之仁矣乎 子曰 爲之難 言之 得無訒乎
사마우가 인에 대해 여쭙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어진 사람은 말을 조심하네.” 사마우가 말하였다. “말을 조심하면 곧 인이라 이를 수 있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실천하기가 어려우니, 말을 조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누가 엎어진 물을 주워담을 수 없다고 했나요? 물을 흘려도 수건으로 빨아들이거나 닦고 짜면 어떻게든 수습은 할 수 있겁니다. 한마디의 실수로 흘린 말은 손으로 잡을 수 없고 수건으로 닦아도 없어지지 않습니다. 가려는 방면과 반대로 깜빡이를 켜기보다는 아예 켜지 않아버리는 것이 낫습니다. 말을 줄인다면 실수하지 않는 슬기로운 방법입니다. 말이 많아질수록 따라가야하는 실천이 많아지지만 우리의 몸은 하나입니다. 말은 지킬 수 있을만큼 내뱉어야합니다. 온방안에 물을 쏟아 물바다로 만들어버리면 치우는데만 한세월이 걸릴텐데, 지키지도 못할 말을 하고 촐싹대며 인생을 쓴다면 미덥지 않은 사람으로 영영 남게 됩니다.
학이8, 공야장27, 자한24, 안연10, 위령공5에서는 꼭 주충신(主忠信)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원문과 번역문을 죽 나열하자니 너무 난잡해져 부득이하게 생략합니다.
양화17
子曰 巧言令色 鮮矣仁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말을 듣기 좋게 하고 얼굴빛을 곱게 꾸미는 사람치고 어진 이가 드물다.”
주충신(主忠信)은 신을 삶의 디폴트값(기본 설정값), 첫번째 잣대로 삼아야한다는 뜻입니다. 신은 모든 말과 실천의 바탕이 됩니다. 조금이라도 덜거나 더하면 믿지 못하게 되어 신이 아니게 됩니다. 말은 가식적이기 쉽지만 행동은 진심이 없으면 이루기 어렵습니다. 덕이 시키는대로 말하고 도를 따라 실천한다면 말과 행동이 서로 어긋나지 않습니다. 군자는 주충신이 저절로 이루어집니다. 누군가는 이미 내뱉어버린 말에 맞게 부랴부랴 실천이 뒤따라가지만, 군자는 언제나 도덕에 맞게 말하고 행동하기에 삶 자체에 신이 있습니다.
어진 사람은 마음을 다해 사랑하기에 정다운 표정과 다정한 말이 저절로 나오지만, 아첨꾼은 사실과 다른 점을 부풀려 칭찬하고 억지미소를 짓습니다. 겉으로는 사랑하는 척, 위하는 척 꾸미고 껍데기 뿐인 말, 알맹이 없는 말을 일삼습니다. 꼭 말을 듣기 좋게하고 생글생글 웃는다고 어질지 않은 사람은 아니겠지만, 군자라면 상냥한 말씨와 얼굴빛에 맞는 어진 마음을 가집니다.
안연7,
子貢 問政 子曰 足食, 足兵 民 信之矣. ... 曰 去食 自古 皆有死 民無信不立
자공이 정치에 대해서 여쭙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양식을 풍족하게 하고, 군대를 풍족하게 하고, 백성들이 윗사람에게 신을 지키는 것이네.” “반드시 부득이해서 버려야 한다면, 이 세 가지 중에 무엇을 먼저 버려야 합니까?” ... “예로부터 사람은 누구나 다 죽기 마련이지만, 백성들의 신이 없으면 존립할 수가 없네.”
자장10,
子夏曰 君子 信而後에 勞其民 未信則以爲厲己也 信而後 諫 未信則以爲謗己也
자하가 말하였다. “군자는 백성들에게 신임을 얻은 뒤에 백성을 부리니, 백성들에게 신임을 얻기 전에 부리면 백성들이 자신들을 괴롭힌다고 여긴다. 군자는 신임을 얻은 뒤에 간하니, 윗사람에게 신임을 얻기 전에 간하면 윗사람이 자신을 비방한다고 여긴다.”
자로15
定公 ... 問 一言而喪邦 有諸 孔子對曰 言不可以若是其幾也 人之言曰 予無樂乎爲君 唯其言而莫予違也 如其善而莫之違也 不亦善乎 如不善而莫之違也 不幾乎一言而喪邦乎
정공이 물었다. ... “한마디 말로 나라를 잃을 수 있다고 하니, 그러한 말이 있습니까?” “말이 그 효과가 이와 같기를 기약할 수는 없습니다만, 사람들의 말에 ‘나는 임금된 것은 즐거울 게 없고, 오직 내가 말을 하면 어기지 않는 것이 즐겁다.’ 하니, 만일 임금의 말이 선한데 그것을 어기지 않는다면 또한 좋지 않겠습니까? 만일 임금의 말이 선하지 못한데 그것을 어기지 않는다면 한마디 말로 나라를 잃는다는 말에 가깝지 않겠습니까?”
하루가 멀다하고 뉴스에 나와 거짓공약을 일삼는 정치인은 뽑아주기 싫습니다. 말만 번지르르하고 보여주는게 없다면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없습니다. 공약만 믿는다면 우리나라는 진즉에 미국을 앞질렀어야 합니다. 제가 태어나 집권여당이 수차례 바뀌도록 제 삶과 곁은 바뀌는게 없습니다. 공약이 나빠서가 아니라 그 좋은 공약을 지키지 않아서입니다. 신을 지키지 않으니 도덕은 어지러워지고 세상은 바뀌지 않습니다. 신은 세상을 움직이는 힘입니다. 사람이 군자를 따르게 하는 힘은 신에서 나옵니다. 신은 사람을 움직이게 합니다. 운전자가 교통표지판을 보고 길을 찾는 이유는 교통표지판이 주는 공신력(公信力, 공적인 신뢰를 받을 만한 능력)때문입니다. 누구나 교통표지판이 거짓말을 할리없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군자는 교통표지판처럼 사람들에게 도라는 길을 제시하고 덕으로 하여금 가게 합니다. 누군가 도덕의 말과 신의의 실천을 가지고 출마한다면, 저는 잽싸게 차를 몰고 그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운전할텝니다. 군자는 거짓공약을 내걸지 않을테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