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후 6개월 즈음
나는 긴 꿈을 꾸고 일어나
오랜 시간 함께했던 페르소나가 떠났음을 느꼈다.
더 이상 발현될 상황도, 존재의 이유도 없었기 때문이리라.
의태와는 달리, 이것은 의도적으로 불러낼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오랜 친구와 이별하는 슬픔과 크게 다르지 않다.
조금 수줍은 듯 하지만 항상 예의 바르고 착하며
모든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해줬던
나의 든든한 방패였다.
그러나 그 상실감으로 인한 슬픔은 내 탓이요,
밀어낼 곳 없는 허무함도 내 탓이다.
애초에 겁 없이 페르소나를 사용한 내 탓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