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계획과 뇌, 그리고 여행

by 호접몽


새해가 시작되고 어언 5일 차가 되었다. 아무렇지도 않게 시간은 흘러가고 있고, 올해는 특별히 새해 계획을 세우지도 않았다. 이제는 다이어트든 어학 공부든 뭐든 시큰둥하기 때문이며 '어차피 지키지도 않을 건데…'라면서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데굴데굴 병맛 챌린지』라는 책소개를 보며 난 그동안 왜 이렇게 진지하기만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매일 특별할 수는 없겠지만 오늘만큼은 특별하게 보내기 위한 챌린지를 소개해 주는 책인데, 그 책에 보면 '책꽂이에서 아직 읽지 않은 책 꺼내어 읽기'라든가 '떨어지는 벚꽃잎 잡아보기' 같이 평소에 하지 않았지만 해보면 특별할 듯한 챌린지도 있고, '지키지 못할 새해 계획 세워보기' 같이 무릎을 탁 칠만한 것도 있었다.



항상 새해 계획은 거창하게 세우면서도 한 해가 마무리되어갈 시점에 돌이켜보면 제대로 지킨 것이 없어서 후회와 아쉬움이 가득했다. 하지만 어차피 지키지 못할 새해 계획이라고 세워보면 무언가 부담도 줄이고 더 거창하게 상상의 나래를 펼 수도 있지 않을까. 또 아는가. 한 해가 지났을 때에는 지키지 못했더라도 몇 년 더 흘렀을 때 이미 실현되어 현실이 되어 있을지 말이다.



삶이 너무 버겁고 힘들 때에도 여행을 했지만, 인생의 중요한 기로에서도 나에게는 여행이 필요했다. 일상과는 다른 공간에 던져진 나 자신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나름의 해답을 찾기도 했다. 거대한 자연 속에서 한낱 티끌같이 미미한 존재감을 느낄 때나,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라는 깨달음에 당당해질 때에나 모두 나는 여행길에 있었다.



일본 최고의 멘탈 컨설턴트가 알려주는 결심의 뇌과학 『신의 멘탈』에 보면 이런 말이 있다.



변화를 가장 방해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여러분의 '뇌'다. 인간의 뇌가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가? 바로 죽지 않는 것이다. 여러분의 뇌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안은 여러분의 생명 유지다. 그래서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 하거나 무엇인가에 도전하려 하면 뇌는 온갖 수단을 동원해 변화를 방해한다.

『신의 멘탈』 49쪽




똑같은 환경에서 같은 일상에 있으면 뇌는 온갖 수단을 동원해 변화를 방해하고 현실에 안주하라며 주저앉힌다. 그렇게 생각해 보니 나는 뇌의 방해를 피해서 환경을 변화시키고 부단히 애를 쓰며 새로운 결심을 하려고 기를 쓴 것이다.



지금 생각에는 그때 굳이 왜 그랬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그건 어쩌면 뇌가 나를 방해하고 있어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면 어쩐다? 정말 달성하기 쉬운 독특한 챌린지도 해보고, 지키지 못할 새해 계획도 세워보며 뇌에 자극을 줘야겠다. 여행지에 와있다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오늘은 늦은 감이 있지만 더 늦기 전에 일단 계획 세우기에 도전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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