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비가 내리고 천둥이 쳐서 깜짝 놀라며 자다 깨다를 반복했다. 사는 건 그런 걸까. 예상치 못한 천둥번개에 잠을 설쳐가면서도 어제의 나보다는 좀 더 단단하게 성장해가는 그런 느낌이 드는 것 말이다. 그런 것, 말고 그런 '느낌' 말이다. 어쨌든 그런 생각을 하는 건 천둥번개가 다 지나간 다음인 것이다.
그렇게 생각을 이어가다 보니 이 시의 제목과 같은 말이 생각난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이라고 말이다. 문득 떠오르는 과거의 어느 장면들을 생각하며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이라는 말이 함께 떠오른다. 그때 내가 이런 마음을 알고 있었다면 지금의 내가 달라졌을까? 문득 궁금해진다. 사람은 순간순간의 생각이 누적되는 존재인가 보다.
오늘은 생각난 김에 킴벌리 커버거의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을 감상해보기로 한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킴벌리 커버거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내 가슴이 말하는 것에
더 자주 귀 기울였으리라
더 즐겁게 살고, 덜 고민했으리라
금방 학교를 졸업하고 머지않아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걸 깨달았으리라
아니, 그런 것들은 잊어 버렸으리라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하여 말하는 것에는
신경 쓰지 않았으리라
그 대신 내가 가진 생명력과 단단한 피부를
더 가치 있게 여겼으리라
더 많이 놀고, 덜 초조해 했으리라
진정한 아름다움은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는 데 있음을 기억했으리라
부모가 날 얼마나 사랑하는가를 알고
또한 그들이 내게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믿었으리라
사랑에 더 열중하고
그 결말에 대해선 덜 걱정했으리라
설령 그것이 실패로 끝난다 해도
더 좋은 어떤 것이 기다리고 있음을 믿었으리라
아, 나는 어린아이처럼 행동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으리라
더 많은 용기를 가졌으리라
모든 사람에게서 좋은 면을 발견하고
그것들을 그들과 함께 나눴으리라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나는 분명코 춤추는 법을 배웠으리라
내 육체를 있는 그대로 좋아했으리라
내가 만나는 사람을 신뢰하고
나 역시 누군가에게 신뢰할 만한 사람이 되었으리라
입맞춤을 즐겼으리라
분명코 더 감사하고,
더 많이 행복해 했으리라
지금 내가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세월이 더 흐르고 어느 날 과거를 생각해 보았을 때, 나는 지금 무엇을 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있을까. 또 쓸데없이 무언가를 억지로 한 것을 후회하고 있을까. 이럴 때에는 미래의 내가 지금의 나에게 방향 설정을 해주고 조언을 좀 해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