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종 시 「방문객」

by 호접몽

생각해 보면 인연이라는 건 대단하다. 하필 이 시대에 하필 여기에서 이렇게 만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기적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하지만 그런 생각은 아주 '가끔'만 할 뿐이기는 하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사람에 치이고 괴로워하고 힘들고 지긋지긋해하면서도, 또 사람으로 치유되고 회복하기도 한다.



정현종의 시 「방문객」을 처음 접했을 때, 나 또한 사람이 몰고 오는 어마어마한 무게감에 휘청거렸다. 오늘은 이 시를 꺼내들어 감상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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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객



-정현종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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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만난다는 것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하는 시다. 눈앞의 한 사람은 그냥 단순히 한 사람이 아니다. 누군가 한 사람이 내 앞으로 온다는 것은 누군가의 인생이 송두리째 함께 다가오는 것이다. 거대한 파도 같다. 보통 일이 아니다. 인연 하나하나를 소중히 여기면서 귀하게 만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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