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 보면 인연이라는 건 대단하다. 하필 이 시대에 하필 여기에서 이렇게 만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기적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하지만 그런 생각은 아주 '가끔'만 할 뿐이기는 하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사람에 치이고 괴로워하고 힘들고 지긋지긋해하면서도, 또 사람으로 치유되고 회복하기도 한다.
정현종의 시 「방문객」을 처음 접했을 때, 나 또한 사람이 몰고 오는 어마어마한 무게감에 휘청거렸다. 오늘은 이 시를 꺼내들어 감상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사람을 만난다는 것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하는 시다. 눈앞의 한 사람은 그냥 단순히 한 사람이 아니다. 누군가 한 사람이 내 앞으로 온다는 것은 누군가의 인생이 송두리째 함께 다가오는 것이다. 거대한 파도 같다. 보통 일이 아니다. 인연 하나하나를 소중히 여기면서 귀하게 만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