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를 책으로 배운 정리 귀차니스트의 정리 이야기
참 이상하다. 여행을 갈 수 없으니 여행 책을 읽으며 더 아련해진다. 막상 언제든 갈 수 있었을 때에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비행기 티켓을 확 저지르지도 못했으면서 말이다. 어디도 갈 수 없는 때가 되고 보니 '그때 거기 한 번 더 갈 걸.' 하는 후회가 밀려온다. 특히 2019년 알차게 여행하고 온 사람들을 보면 엄청 부럽다. 막차 탄 기분이 그런 걸까?
그러고 보면 인간이라는 존재는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은 속성이 있다. 평소에는 신경도 안 쓰던 것을 하지 말라고 하면 기를 쓰고 하려고 한다. 나부터가 그런 청개구리 심보가 좀 있다. 할 수 없으면 더 갈망하고 애틋해진다. 그건 인간의 성향인가 보다. 그냥 꾹꾹 눌러놓는 것일 뿐.
이제 코로나가 단기간에 해결되기 힘들다는 것을 알고서는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더 안쓰럽게 느껴진다. '오죽했으면'이라는 생각이 들며 측은지심이 생기는 걸 보면 내 마음도 무뎌지고 있나 보다. 그저 다 함께 이 시대를 잘 살아내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또 바란다.
『결핍의 경제학』을 보면 이런 질문을 던진다.
'왜 부족할수록 마음은 더 끌리는가?'
우리는 자신이 가진 것에 대해서는 당연하게 생각하고,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해 강하게 열망하는 경향이 있다.
결핍은 우리의 정신을 사로잡는다. 배고픈 사람들이 오로지 음식만 생각했던 것처럼 우리는 어떤 종류의 결핍을 경험하든 간에 그때마다 그 결핍에 매몰되고 만다. 아울러 정신은 충족되지 않은 필요성을 자동적으로 또 강력하게 지향한다.
『결핍의 경제학』 19쪽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매일 오전에 10쪽 분량의 글을 쓰고 오후에는 어떤 아이디어가 떠올라도 글을 쓰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야 글 쓰고자 하는 갈망을 키워 다음 날 더 쏟아부을 수 있는 것이다.
결핍과 금지는 갈망을 불러일으킨다. 생각해보니 그동안 정리 청소를 '너무 하기 싫은데 억지로 해야 하는 무언가'로 규정했다는 느낌이 든다. 충분히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는데, 결국 내 마음이 문제였다. 마음을 돌리기 위해 '결핍과 금지'를 활용해볼까 한다. 그러면 정리와 청소가 즐겁게 다가오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