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운동이 된다고?'
'요가가 운동인가?'
'요가는 지루하지 않나?'
- 가 요가를 시작하기 전의 나의 생각.
필라테스까지는 운동이라고 쳐도, '요가는 글쎄?' 하는 마음이었다.
그렇게 느릿느릿 하는 행동들이 운동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쉽사리 이해하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운동이란 모름지기,
- 심박수가 꾸준히 상승해서, 최소 150bpm을 달성해야 하는 것.
- 운동이 끝난 후 내가 너덜너덜해지고, 어느 정도 흥분 상태에 있어야 하는 것.
이라고 생각을 했다.
나 또한 도파민의 중독이었을까? 자극이 있어야만 뭔가를 했다고 느껴왔던 것 같다.
우연한 기회로 최근 '타이탄의 도구들' 이라는 책을 읽던 중, 명상의 중요성에 대한 대목을 읽게됐다.
막연하게 '오- 주변에 명상을 배울 곳이 있나?' 하다가, 요가와 명상을 수련하는 곳을 찾게 됐다.
그렇게 반신반의로 요가와 명상을 시작했다.
요가를 처음 가던 날. 내향형 인간인 나는 약간의 긴장을 하지만 태연한 척 문을 열었다.
'성함이 어떻게 돼세요?' 하며 은은한 경계를 품은 환영을 해주실 거라 상상했는데,
다들 그저 문이 열리는 쪽을 한번 바라보며, '어서오세요'하고 미소를 품은 인사를 건네주셨다.
나도 어느새 편안한 미소를 지으며 그들 옆에 앉았다.
약 20분간의 차담이 이어졌고, 나는 어느새 그 안에 동화되어 있었다.
그들의 대화를 흥미있게 들었고, 이 공간안에 내가 몰랐던 세상이 있었음을 느꼈다.
본격 요가가 시작됐다. 느리게 보였던 동작들은 나의 전신을 자극했다.
내가 모르는 척하며 살았던 근육들, 잠들어 있던 나의 세포들을 자극하며 내 온 정신을 그 곳에 집중시켰다.
나는 다른 생각을 할 수 없었고, 오로지 그 동작하나에 집중하게 됐다.
요가를 통해 깨달았다.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방법을.
과거에 대한 후회, 미래에 대한 걱정이 나를 얼마나 갉아먹는 생각인지를 깨닫게 됐다.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하나 하나의 동작, 생각들이라는 것을.
요가를 끝내고 난 나는 어느새 녹초가 되어 있었고, 나의 신체 뿐만이 아닌 마음까지도 어느 정도 단련이 된 것을 느꼈다.
요가 수업에 들어오기 전의 나와, 요가를 마치고 나서의 나는 마치 다른 가치관을 가진 듯 했다.
운동이 아닌 수련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리는 만큼,
요가는 나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어떤 운동보다 중요한 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는 것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