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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오르며 인생을 배웁니다

2 산에서 경쟁은 무의미하다

by mindful yj

산에서는 경쟁할 필요가 없습니다. 물론 그 와중에도 내가 저 사람보다 앞서서 빨리 가야지 하는 마음을 먹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은 그저 산을 음미하며 천천히 그의 속도대로 걷고 있는데 내가 경쟁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승자와 패자가 갈리는 운동 경기도 물론 재미있고 좋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저 나의 페이스에 맞춰 걸으며 현재에 집중할 수 있는 등산이 좋습니다. 사색에 잠기기도 하고 오만가지 잡동사니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힘들다고 끊임없이 신호를 보내는 내 몸에 집중했다가 산의 다양성과 아름다움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속도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저 방향만 옳다면 꾸준히 한 걸음 한 걸음 옮기는 그 자체가 중요하고 의미가 있습니다. 정상에 가는 것만이 목표도 아닙니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다음번에는 조금 더 멀리, 조금 더 높이. 어제의 나와 비교하는 것만 의미가 있을 뿐 다른 사람이 어디까지 얼마나 빠른 속도로 가는지는 나에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조용히 나만의 속도대로 산을 걷다 보니 처음엔 집에 갈 때 버스를 타고 가야 할 정도로 다리가 후들거리더니 이제는 정상을 찍고 집까지 걸어가는 걸음도 가뿐합니다. 그렇게 저는 어제의 나와만 비교를 합니다. 그마저도 두 걸음 더 나아가지 못함에 속상해하지 않고 한 걸음이라도 나아간 것에 만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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