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오르막도 내리막도 있습니다 그저 묵묵히 걷습니다
산에는 오르막도 있고 내리막도 있습니다. 주로 등산할 때는 오르막, 하산할 때는 내리막이 주를 이루지만 오르막을 오르다가 내리막을 만나기도 하고, 내리막을 걷다가 오르막을 만나기도 합니다.
오르막길을 갈 때는 너무 힘들어 더 이상 올라갈 수 없어 포기하고 싶다가도 잠깐의 내리막이나 평지를 만나면 그렇게 반갑고 편안하지 그지없습니다.
인생의 중요한 진리 중에 모든 것은 변하고(무상함) 언젠가 죽는다는 것 외에 확실한 것이 없음(불확실성)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현재의 불안한 감정, 불행한 생각에 붙잡혀 그것들을 끌어안아 나 스스로를 불행하게 만들어요. 가만히 두면 그냥 흘러가고 없어질 것들을 붙잡아두고 곱씹고 반복하는 거죠.
인생의 모든 것은 변합니다. 내 앞의 상황도, 그에 따른 내 감정도 생각도 모두 변합니다. 지금 눈앞에 오르막길이 있어 너무 힘들어도 곧 내리막이나 평지가 나올 거예요. 힘들다는 것에 집착하고 휘둘리기보다는 그저 나의 감각에 집중한 채 천천히 그리고 묵묵히 걷습니다.
하산을 하다 보면 벌써 여기까지 내려왔나…? 싶을 만큼 금방입니다. 성큼성큼 걷다 보면 아, 여기 아까 올라올 때 진짜 힘들었는데 이렇게 내려가니 금방이구나 싶습니다.
그저 걷습니다.
그저 살아갑니다.
좋은 일도 있고 나쁜 일도 있습니다. 얼마 전 유명한 드라마에서도 나왔죠. 때때로 불행한 일이 좋은 사람들에게 생긴다.(Bad things at times do happen to good people.)
언제나 좋고, 꽃길이고, 내리막일 수는 없습니다. 나쁜 일과 가시밭길과 오르막도 있어야 좋은 일이 좋고, 꽃길이 꽃길이고, 내리막이 편할 수 있습니다. 결국 모든 것은 상대적이니까요.
그러니 저는 오늘도 그저 산을 걷습니다.
그저 묵묵히 걷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