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패션제품 생산 프로세스와 AI

by 심상보

오늘날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서 AI가 사용되고 있다. 패션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도 AI는 사용될 것이다. 옷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일반적으로 디자인-소재 개발 및 생산-봉제의 순서로 이루어지며, 각 단계마다 AI 기술이 사용될 수 있다. 디자인 단계에서는 트렌드 분석과 가상 피팅, 자동 패턴 생성 등 에서 AI 기술이 사용되고 있다. 소재 개발 및 생산에는 최신 기능성 소재를 추천하거나 디자인 특성에 맞는 소재를 자동 분류하는 등에 사용될 수 있다. 봉제 과정에서는 자동화 시스템과 AI 기반의 품질 관리 시스템이 사용될 수 있다. 아직까지는 패션제품 생산 과정에서 AI의 역할은 사람의 노동을 일부 대체하고, 작업 속도를 높이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제조 단가를 낮추기 위해서는 사람의 노동력을 기계가 대체할 수 있어야 한다. 제조 공정의 자동화, 첨단화는 현재 모든 제조 분야의 공통적인 목표다. 국가 간의 협력을 바탕으로 한 글로벌 소싱의 시대가 지나가고 경쟁의 시대가 되면서, 제조 설비와 원천 기술을 자국에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다. 또한 고임금의 노동력을 최소화하기 위한 자동화에 AI 기술이 사용될 것은 확실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패션제품의 생산에 적용될 수 있는 AI 기술은 한계가 있다.


자동차생산처럼 전 과정을 자동화하기에는 1벌당 가격이 낮고, 단기간에 새로운 디자인이 너무 많이 개발된다. 때문에 각각의 디자인에 맞는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디자이너나 기획자가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활용하려는 노력은 계속되겠지만, 결국 디자인의 방향 설정과 디테일한 표현은 사람이 할 수밖에 없다.


디자인 전체에 AI를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디자이너의 감성과 창의력은 영원히 디자인의 핵심이다.


기존의 방식에서 효율성을 위해 AI를 사용하는 것보다는 지속가능한 패션 산업을 실현하기 위한 도구로 AI를 사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지속가능한 패션 산업을 위해서는 자원의 채굴부터 제품의 폐기까지 모든 과정의 에너지, 물 소비량, 탄소 배출량 등의 관리가 필요하며, 이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데 AI는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전 세계에 기후 이변이 발생하고 있지만 아직도 사람들은 사람이 내뿜고 있는 온실가스에 대하여 무감하다. 패션산업이 기후위기의 원인인 것은 이미 밝혀져 있다. 하지만 패션시장의 위축을 우려하는 사람들의 의지가 아직도 지속가능한 패션산업으로의 전환을 어렵게 한다. 기존의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혁신을 이루는 것은 불가능하다. 기후 문제로 패션산업이 어려움에 처해 있고, AI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 기술의 발달이 패션계의 노동 구조도 변화시킬 것이다. 하지만 이런 문제를 걱정하기보다는, 기후 문제를 해결하면서 사람들의 패션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AI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패션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사진 출처: https://www.ultralytics.com


keyword
이전 15화노동착취와 패션제품 생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