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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착취와 패션제품 생산

by 심상보

의류제품의 가격은 계속 낮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저가를 무기로 한 중국의 온라인 플랫폼들이 기존의 패스트패션 브랜드보다도 더 낮은 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렇게 낮은 가격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생산 원가가 낮아야 한다. 의류 제품의 생산가는 원재료와 인건비(공임)가 대부분이며 낮은 가격의 제품은 공임이 원가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결국 가격이 낮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싼 공임으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패션 기업들은 더 낮은 공임을 찾아 생산기지를 옮겨왔다. 처음에는 자국 내에 저소득 지역에서 시작하여, 그다음은 중국으로 그다음은 동남아시아(베트남,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등)로 생산기지를 옮겼다. 이제는 어디로 가야 할까?


공임이 낮은 지역은 못 사는 나라다. 그 나라도 언젠가는 잘살아야 한다. 당연히 공임은 계속 올라가고 판매가격도 올라간다. 그런데도 가격을 낮추려고 하는 시도가 이어지면 결국 '노동착취'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출처: 해외 의류소싱국, 최저임금 추이, TIN뉴스, 2023.


국제사회는 이를 막기 위해 ‘강제노동 금지 규정’과 같은 법률을 마련했다. 미국은 중국의 특정지역에서 생산되는 제품에 대한 제재로 이법을 이용하고 있지만, 어디에서라도 노동착취가 일어나서는 안된다.


노동착취가 아니더라도, 열악한 노동환경은 여전히 큰 문제다. 2013년 방글라데시 라나 플라자 붕괴 사고는 단순한 안전 불감증이 아니라, 기본적인 노동 환경조차 갖추지 않은 공장에서 수많은 노동자들이 일한 결과였다. 낮은 임금만큼 노동 환경개선도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생산량에 따라 임금을 받는 객공 형식의 생산자들이 아직도 많고, 그들은 그들 스스로 열악한 노동 환경을 만들거나 감내하면서 작업을 한다.


아름다운 패션 제품은 겉으로 보이는 아름다움 이외에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도 중요하다. 피냄새가 나는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즐거운 파티를 할 수는 없다.

중고 제품보다 더 싼 저가 플랫폼의 제품 때문에 중고 의류 플랫폼들이 경영난을 겪고 있다고 한다. 세계는 지금 전쟁과 갈등으로 나라별 대결 구도가 강화되고 있으며, 경제는 전쟁의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환경보다는 자국의 이익이 우선시 되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하지만 모두가 그렇게 행동하고, 생각하고, 익숙해졌다고 해도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이다. 그중에도 '사람에 대한 존중'이 무시되는 것은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최고의 악행이다.


지속가능한 패션 산업을 만들어 기후변화를 늦추려고 하는 것도 결국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다. 아름다운 사람은 아름다운 옷을 입고 있다. 그 패션 제품은 만들어진 과정도 반드시 아름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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