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취업을 위해 포트폴리오를 제출했다면 제일 처음 보게 되는 사람은 인사관리팀 직원일 것이다. 하지만 인사관리팀 직원은 포트폴리오를 판단할 능력이 없다. 요구 사항에 맞는 서류가 제출되었는지만 판단하고 요구 조건에 충족한 사람의 입사 서류를 해당 부서로 보내는 역할을 한다.
디자이너를 지원하는 지원자의 포트폴리오와 이력서는 대개 디자인실로 보내진다. 디자인실로 보내진 입사 서류는 최종 책임자가 볼 수도 있지만 지원자가 많은 경우에는 중간 관리자가 검토하고 괜찮은 지원자를 추려서 책임자에게 전달할 수도 있다.
서류 심사를 통과해서 면접을 보게 되는 경우, 면접관들은 면접을 보면서 포트폴리오를 함께 검토한다. 면접관들 중에는 이때 포트폴리오를 처음 보는 경우도 많다.
결국 취업용 패션 포트폴리오를 가장 열심히 보는 사람은 디자인실 중간 관리자 또는 디자인실 책임자이다.
나의 포트폴리오를 검토할 디자인실 담당에게 효과적으로 나의 능력을 확인시켜 줄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들의 특징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디자인실 사람들은 현재 자기가 맡아 진행하고 있는 브랜드에 해당하는 트렌드와 경쟁 브랜드의 정보를 아주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그 정보에 푹 빠져있다. 그래야만 담당 브랜드의 디자인을 잘할 수 있기 때문에 뛰어난 브랜드 디자이너일수록 더욱 그렇다. 이들은 디자인 능력을 갖고 있는 신입을 뽑아 자사 브랜드에 적합한 디자이너로 키워낼 생각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미 자기 브랜드에 익숙해져 있는 디자이너는 비슷한 취향을 갖고 있는 사람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지원하는 브랜드가 현재 지향하는 트렌드를 반영하여 포트폴리오를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취업용 포트폴리오가 아니라 유학이나 대학원 등 진학을 위한 포트폴리오는 해당 기관에서 수학이 가능한 정도의 실력을 갖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요구한다. 취업용 보다는 광범위한 디자인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진학용 포트폴리오는 어느 정도 수준이 되면 포트폴리오 자체의 변별력보다 해당 기관의 수용 인원수가 결정을 좌우하게 된다. 지원자가 많으면 포트폴리오의 아주 작은 차이나 커리어가 당락을 가르기도 한다.
포트폴리오는 반드시 검토하는 사람이 있다.
포트폴리오는 업무나 학업 수행이 가능한지 확인하는 도구이므로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수준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보편성을 갖고 있어야 여러 사람의 판단에서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독특하기만 해서는 안된다. 기본적인 디자인 능력에 대한 판단이 가능할 수 있도록 높은 수준의 결과물을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도 자신의 취향을 무시하고 검토 기관에 스타일에 따라 억지로 맞춰서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은 피해야 한다. 기업도 맞는 사람을 찾고 있지만 포트폴리오 제출자도 자신에게 맞는 기업을 찾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