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포트폴리오는 패션 디자이너가 자기가 갖고 있는 능력을 보여주는 비주얼 자료다.
요즘은 포트폴리오를 재무 분야나 자산 관리에 많이 사용한다. 재무적 포트폴리오는 자산의 위험이 최소화하고 가장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자산의 조합 정도의 의미가 있다(분산투자?).
패션 포트폴리오는 이것과 전혀 상관없이 이력서 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개인의 능력을 증명하는 개인 작업 자료집이다.
작업 포트폴리오를 사용하기 가장 적합한 직업은 비주얼 자료를 직접 만드는 직업이다.
포토그래퍼! 그래픽 디자이너!
포토그래퍼는 사진 자체가 결과물 이므로 포트롤리오를 만들기에 가장 적합한 직업이다. 그래픽 디자이너도 최종 결과물을 그대로 포트폴리오로 정리할 수 있다. 직접적인 결과물이 아니어도 사진으로 결과를 저장하고 클라이언트나 검토자에게 보낼 수 있는 직업도 있다. 건축가나 인테리어 디자이너, 제품 디자이너, 영상 기획자 등은 작업물을 그대로 보여주지 않지만 설계도나 사진으로 자신이 수행한 작업을 유추할 수 있도록 한다. 이때 사용되는 도구가 포트폴리오다.
패션 디자이너도 제품 디자이너와 유사한 직군으로 직접 옷을 보여주지는 않지만 사진으로 어떤 작품을 했는지 알려줄 수 있다. 그런데 제품 디자인과 패션 디자인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제품 디자인은 제품 자체가 완성품이지만 패션 디자인은 사람이 입고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어야 제품의 가치를 알 수 있다. 그래서 패션 디자이너의 포트 폴리오는 옷만 찍은 사진으로는 부족하다. 모델과 장소, 그리고 촬영 사진의 후작업이 필요하다.
가장 대표적인 패션 포트폴리오의 형태는 브랜드의 브로셔다. 시즌에 발표한 제품을 정리해서 모아 놓은 카탈로그의 일종이지만 지금은 온라인 마케팅을 위해 브랜드의 시즌 대표 상품을 보여주는 목적으로 만든다. 브로셔는 브랜드가 시즌 테마를 잘 표현하기 위해 촬영 콘셉트를 정하고 모델과 포토그래퍼를 섭외해서 촬영한다. 학생들의 포트폴리오도 결과물은 브랜드 브로셔와 비슷하다. 하지만 학생들은 작품의 수가 적고 완성도가 떨어지고 촬영 퀄리티도 좋지 않기 때문에 브로셔보다는 작품의 기획부터 완성까지 전체 과정을 정리하여 포트폴리오를 만든다. 학생들의 포트폴리오에는 검토자가 디자인 작업의 수행능력과 디자이너로써의 취향을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종종 학생들은 포트폴리오도 작품의 일환으로 생각한다. 옷을 만드는 것처럼 포트폴리오 자체를 디자인한다. 굉장히 독특한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도 있고, 심플하게 작품집처럼 만들어도 괜찮다. 하지만 포트폴리오는 평가를 하는 상대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포트폴리오는 내가 그 자리에 없을 때 나를 대변해 준다.
포트폴리오는 누군가와 경쟁에서 나를 대변할 수도 있고, 또는 진행하려는 프로젝트와 맞는 스타일의 디자이너인지 확인하는 과정에 쓰일 수도 있다. 그래서 객관적인 평가에 적합하도록 만든다.
수준이 어느 정도 되어야 한다. 그림도 잘 그려야 하고, 글도 잘 써야 하고, 그래픽 작업도 어느 수준이상의 완성도와 균형을 갖고 있어야 한다. 포트폴리오는 능력을 보여주는 자료다. 때문에 각각의 페이지가 균형이 맞지 않고 디자인이 허접하다면 내용과 상관없이 기본적인 능력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 포트폴리오는 평가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자기의 취향을 보여줘야 한다. 어떤 스타일에 흥미가 있고 디자인도 잘할 수 있는지, 자신 있는 분야에 디자인을 해야 한다. 다양한 스타일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여러 스타일의 작품을 담을 수도 있지만, 자칫 모든 분야에 전문성이 떨어지는 잡다한 포트폴리오가 될 수 있다.
어떤 프로젝트, 어떤 직종, 어떤 브랜드에 지원할 지에 따라 상대방이 흥미롭지 않을 내용은 최소화한다. 되도록이면 많은 정보를 담고 싶지만 포트폴로오를 검토하는 사람도 검토할 수 있는 분량에 한계가 있다. 따라서 제출처의 성격에 따라 적당한 분량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한다.
그 외에 사용한 프로그램을 결과물을 표시함으로써 프로그램 활용 능력을 실제로 나타내야 한다.
얼핏 괜찮아 보이는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하지만 자기에게 맞는, 자신이 하고 싶은 직무를 얻기 위해서는 자기가 좋아하는 작업 스타일과 자신의 취향이 포트폴리오에 담겨 있어야 한다. 아무리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도 자기 스타일과 맞지 않으면 지옥이 될 수도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