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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상보 Aug 05. 2022

지금이 옳고 과거는 그르다

노인이 모시 재킷을 입고 ' 여름엔  옷이 가장 좋다!'라고 말한다. 멋있는 옷이 분명하다. 모시는 아주 좋은 여름옷 소재다. 예전엔 분명히 그랬다. 하지만 지금은 모시보다 좋은 소재가 많다는 것을 노인도  알고 있다. 그런데도 노인은 모시가 최고라고 말한다. 이건 엄마가 끓여준 된장찌개와 비슷하다. ' 세상에서 엄마가 끓여준 된장찌개가 가장 맛있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아주 많다. 대부분의 엄마는 최고의 한식 요리사가 아닐 텐데 단호하게 그렇게 말한다. 엄마가 돌아가신 사람은 더더욱 그렇게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찌개의 맛의 핵심이 '찌개' 아니라 '엄마가 끓여준'이기 때문이다. 취향의 판단은 개인의 경험, 특히 자신과 관계가 있는 사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사랑하는 사람과 마시는 차가 가장 맛있는 것처럼...... 노인의 모시도 같다. 노인의 기억 속에 모시옷은 권력이 있는 사람, 부자, 학식이 높은 사람이 모시옷을 입고 있는 장면과 결합되어 있다. 더구나 자신이  나가던 젊은 시절에 입던 모시 재킷이라면 더욱 확고하게 좋은 옷이다. 누구에게나 젊은 시절은 항상 멋지다. 세월이 지날수록 더욱 그렇게 되어간다. 그런데 정말  시절이 좋았을까? 과거가 현재보다 좋을  없다. 인류는 계속 진보했으니까. 그보다 자신의 젊은 시절이 좋았던 거다. 노인에게  늙은 몸과 흐릿한 정신으로 당신의 20 시절로 돌아가라면 좋다고 할까? 그럴  없다. 과거가 좋았고 지금은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만약 옳고 그름이 있다면, 지금이 옳다. 상대적으로 과거는 그르다. 그리고 미래는 올바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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