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Nomadic Kim Oct 15. 2018

#4.유럽의 창업 공장, 베를린에서 경험한 스타트업

Part 1

제조업에서 꽤 오랜기간을 일해서 일까? 독일이라는 나라는 나에게 제조업 강국, 제조업의 나라, 유럽의 일본과 같은 느낌의 나라였다. 그리고 그런 느낌은 공항에 내리자마자 더 강하게 들었다. 

<베를린 공항>

전혀 특색이 없어 보이는 공항 그리고 아무것도 없는 주변환경. 공항에서 부터 무색무취를 풍귀는 이 분위기에 벌써부터 질식될 것 같았다.  공항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베를린 시내의 한 호텔로 들어가는 내내 그런 느낌이 없어지지 않았다. 유럽의 선진국으로 불리는 독일의 정치적 수도인 베를린의 모습은 마치 티비에서나 보던 북한의 평양같은 모습과 오버랩되었으며 지나다니는 사람들역시 그동안 보았던 유럽사람들의 모습과는 꽤 다른 모습이었다. 시간을 20년 정도 되돌리면 이런 모습일까 할 정도로 이때까지의 베를린은 나에게 '유럽의 과거 어느 한 도시'같은 느낌으로 다가왔다. 



<길거리 벽화>


버스에서 내려서 호텔로 가는 내내 보였던 풍경은 이질적이면서 고루해 보였다. 사람들은 활력이 없어 보였고 거리는 우중충 했으며 길거리의 벽화는 여기가 과거 공산국가였음을 알려주는 듯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듯이 보였다. 이런 분위기를 보이는 도시에 왜 유럽 전역에서 사람들이 모여 들고 있을까? 


베를린은 유럽의 '가난하지만 섹시한 도시 (poor but sexy city)라고 알려져 있다. 세계 전역에서 몰려드는 인재, 유럽의 중심부치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물가, 자유분방한 젊은 창업가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베를린에 모여들기 시작했고 베를린 정부역시 베를린 도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이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고 있었다. 


제조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느꼈던 것일까? 아니면 제조업이 그간 제공해주던 좋은 일자리가 동유럽 혹은 중국등으로 이전되어서 일까? 독일은 분명히 다른 성장 엔진이 필요했고 이를 위해 큰 움직임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진행중이었다. 그리고 그게 스타트업 활성화였던 것이다. 


이렇게 큰 지원이 있어서 였을까? 전반적인 투자도 늘어났다고 한다. 회계컨설팅업체 어니스트앤영에 따르면 2015년 베를린에 있는 스타트업이 받은 투자금 규모는 21억5000만유로(약 2조7500억원)로 유럽의 핵심도시 중 하나인 런던(17억7000만유로)을 제쳤다고 말한다. 온라인 음악 유통 플랫폼인 사운드클라우드, 음성 인식 모바일뱅크 N26,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업체 로켓 인터넷, 소셜게임 개발업체 우가 등이 이곳에서 탄생했거나 본사를 두고 있으며 Adtech(광고기술기반 스타트업)들도 최근 베를린에 본사를 두고 해외로 확장해나가는 회사가 많이 생겨나고 있다. 그렇게 많은 기회가 생겨났기에 나역시 그 중 하나의 회사에 조인을 하게 된거다. 

다양한 인종과 민족이 섞여 있다는 것도 스타트업들에게 상당한 장점이 될 수 있는데 베를린은 180여 개국에서 온 이방인이 모여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도이처 스타트업 모니터가 2016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베를린 스타트업 회사에 근무하는 직원의 42%는 해외에서 온 외국인들 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훌륭한 통계와는 다르게 겉으로는 그게 전혀 보이지 않았다. 스타트업? 스타트업들이 왜? 말로만 그랬던 거 아닐까? 독일계 스타트업 시작 첫날부터 삐끄덕 거리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한국에서 흔히 보지 못하는 화창한 날씨와 대조되는 음울한 빌딩숲 그리고 그 한가운데 위치한 본사. 여지껏 들어왔던 꿈같은 얘기들과는 다르게 암울함이 먼저 그려지는데 이런 느낌이 현실이 되지 않길 강하게 소망할 수 밖에 없었다.  



<베를린 본사 전경>

첫째날은 일요일이라 베를린 시내를 무작정 걸어보기로 했다. 그간의 암울한 분위기를 조금은 바꿔주는 몇몇 지역을 방문할 수 있었다.



<박물관>


<Berlin Dom>

그리고 온 김에 베를린에서 스타트업들이 모여서 일하는 코워킹 스페이스도 방문해 보았다. 

<Coworking space>

코워킹 스페이스까지 방문을 하고 나서야 조금 이해가 되는 것 같다. 확실히 그간 내가 일해왔던 곳의 환경과는 차원이 다른 분위기다. 이런게 스타트업인가? 제조업의 큐비클 책상과 정형화 된 자리 배치, 휴식공간등에 익숙한 나에게 이 곳의 업무환경은 그야말로 별세계이다. 냉장고에 가득한 맥주, 플레이스테이션, 애완동물과 같이 일하는 사람들 모든 것이 신기하다. 이제 조금 마음이 놓이는 것 같다. 

<Factory Coworking>


매거진의 이전글 #3. 영업맨, 디지털 마케터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