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물고 다시 쌓기 S2D1

by Sangchun Kim

1. 알람 울리면 10초 안에 일어나 씻으러 간다 = 성공


일어났다. 알람시간 한 시간 전에 빗소리에 잠에서 깼다. 일찍 일어날까 하다가 누나가 씻고 있길래 다시 잤다. 좀더 자다가 알람이 울렸을 때 기지개 한번 켜고 일어났다.


2. 삼시세끼 먹고, 아침저녁 구석구석 씻고, 사이사이 간식과 영양제를 챙겨먹는다 = 성공


잘 먹고 잘 씻었다. 아침엔 마땅히 먹을만한 게 없어서 치즈 한 장과 유산균 한 포, 그리고 물 두 컵을 먹고 나갔다. 볶음밥이 보이긴 했는데 먹으면 늦을 것 같았다. 사실 내키지도 않았다.


점심엔 모듬까쓰, 저녁엔 뚝배기불고기를 먹었다. 일 하는 사이사이 커피 한 잔과 견과류 한 봉지, 탄산수 1병과 물 1컵, 비타민C 1알, 오메가쓰리 1알, 아로나민 1알을 챙겨 먹었다.


집에 아침으로 먹을 걸 좀 사다놔야겠다. 바나나라던지.


3. 주 2회 이상, 1회 최소 30분 이상 운동한다 = 해당없음


내일까지 마감인 서류가 하나 있어서 9시 30분까지 일했다. 운동은 하지 못했다. 이제 아무리 늦어도 9시 30분엔 일어나야겠다. 그래야 12시 전에 누울 수 있다. 그러니 헬스에 가려거든 늦어도 8시 30분엔 가야 한다.


참, 생각해보니까 오늘 수요일이라 이주에 운동 2번을 하는 게 좀 애매하다. 음.. 평일에 헬스 한 번 하고 주말에 달리기 한번 하면 될 것 같긴 하네.


4. 주말 이틀엔 무조건 밖에 나간다. 지금까지 안 해본 일을 해보거나 사람을 만난다. 아니면 카페 가서 책을 읽고 글을 쓴다 = 해당없음


토요일에 오랜만에 공원봉사를 가볼까 한다. 아니면 회사 앞 북카페에서 하는 독서모임에 가볼까. 쇼핑도 좀 하고 싶다. 일요일엔 오랜만에 밋업에 가야겠다.


5. 눈치보지 않는다. 그 어떤 경우에든 = 성공


눈치 안 보려고 노력했다. 역시 시즌1 때도 그랬지만 이 항목은 어렵다. 의식적으로 끈질기게 노력하길 반복해야 어느 순간이 지나서 좀 편해진다.


6. 말을 줄인다. 생각을 늘린다 = 성공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이렇게 많았는지 놀랐다. 합격점을 줄 만큼은 참았다.


말을 줄이니까 생각은 저절로 는다. 잡생각이 많이 드니까 페이스북 같은 곳에 뻘소리를 남기고 싶어진다.


말을 줄이니 자연히 관찰을 하게 된다. 흥미롭다. 나 스스로를 관찰하기도 한다. 그래도 질문을 많이 하는 사람이라는 건 다행이었다.


7. 담배는 다시 끊는다. 술은 맥주 2캔/소주 1병/와인&칵테일 2잔 이상 마시지 않는다 = 성공


안 피우고 안 마셨다. 담배가 없으니까 사이사이 좀 재미없긴 하다.


8. 그간 즐겨온 컨텐츠 중에서 더이상 도움이 안 되는 것들은 이제 중단한다 = 성공


어제 저녁에 유튜브 앱을 삭제했다. 씨네타운 나인틴도 구독취소를 눌렀다. 그리고 왓챠플레이로 자연다큐멘터리를 봤다. 하나뿐인 지구, 진화의 비밀을 간직한 갈라파고스가 제목이었던 것 같다. 뭔가 좀 텅 빈 화면을 보고 싶었고, 예상대로 좋았다.


당분간 자기 전에 한적한 자연 다큐멘터리를 보면 될 것 같다.


9. 지하철에선 책을 읽는다 = 성공


낮에 피부과에 좀 들렀다 출근했는데, 강남부터 합정까지 내내 책 읽을 시간이 생겨서 좋았다. 김중혁의 악기들의 도서관을 읽었다. 김중혁은 엉뚱한 생각을 많이 하는 사람이다. 문학이 아니라 과학을 좋아했다면 발명왕이 됐을 것 같다.


오랜만에 작정하고 책을 읽으니 좋았다. 이번 시즌엔 책에서 위안을 찾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나는 원래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 아니다. 영화와 팟캐스트가 더 우선순위가 높기 때문이다. 쉴 때면 어김없이 영화를 보고, 이동중일 땐 어김없이 팟캐스트를 들으니까 책은 자연히 밀려나게 되었다.


그런데 오늘은 귀에 이어폰을 꼽지도 않았다. 이런 날이 몇 년 만인지 모르겠다. 나쁘지 않았다.


그간 선물받은 책, 추천받은 책, 적어놓은 책, 사놓고 미뤄둔 책, 옛날에 좋았던 책 싹 다 읽고싶다.


10. 일기를 쓴다


자연 다큐멘터리의 노을 진 바다를 보다 잠 들었다. 알람이 울자 마자 기지개 켜고 일어나 아침을 챙겨먹고 나갔다. 책을 읽으며 출근해 간식과 영양제를 챙겨먹어가며 열심히 일한 후(퍼포먼스가 좋았다) 다시 책을 읽으며 돌아온 하루였다. 그 사이사이 눈치 보지 않으려 노력했고, 말을 적게 하려고 노력했다.


괜찮은 하루였다. 이렇게 100일이면 나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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