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물고 다시 쌓기 S2D2

by Sangchun Kim

1. 알람 울리면 10초 안에 일어나 씻으러 간다. = 성공


1.5초만에 일어나서 스스로도 놀랐다.


2. 삼시세끼 먹고, 아침저녁 구석구석 씻고, 사이사이 간식과 영양제를 챙겨먹는다. = 성공


잘 먹고 잘 씻고 잘 챙겨먹었다.


아침으로 작은 샌드위치 하나와 우유 한 컵, 아로나민 한 알을 먹었다. 점심은 돔배고기 정식, 저녁은 모듬돈까스. 사이사이 커피 1잔, 탄산수 1병, 복분자주스 작은 캔 1개, 비타민씨, 오메가쓰리를 챙겨 먹었다.


3. 주 2회 이상, 1회 최소 30분 이상 운동한다. = 해당없음


오늘도 일이 있어 9시 넘어서 퇴근했다. 내일은 늦어도 8시 30분까지는 마치고 헬스장을 가야겠다.


4. 주말 이틀엔 무조건 밖에 나간다. 지금까지 안 해본 일을 해보거나 사람을 만난다. 아니면 카페 가서 책을 읽고 글을 쓴다. = 해당없음


일단 쇼핑을 좀 해야할 것 같다. 이어폰이랑 가방 같은 몇몇 물건들이 필요하다.


5. 눈치보지 않는다. 그 어떤 경우에든. = 성공


의식적으로 끈질기게 노력했다. 그럼에도 아주 성공적이진 않았다. 그냥저냥 성공 판정을 받을만큼 딱 그 정도였다.


6. 말을 줄인다. 생각을 늘린다. = 실패


성공을 줄까 실패를 줄까 집에 오는 길에 한참을 고민하다 실패를 준다. 해야할 말을 하긴 했지만 어쨌든 100일간은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일단 참아보자'가 목표였으니까. 그래도 분하긴 하다.


역시, 정치 얘기였다. 어디서부터 얘기를 해줘야 할지 전혀 모르는 친구였다. 나쁜 사람은 아니고 그냥 모르는 것이다. 하지만 너무 모르면 나쁜 사람이 되고 만다는 것을 좀더 빨리 알아챘으면 좋겠다. 그래서 책을 선물하려고 한다. 말로는 무의미한 소모전밖에 안 되는 것 같다. 김동민 교수가 쓴 '미디어 오디세이'라는 책이다. 역사, 정치, 사회, 철학을 모르는 사람이 입문하는 일에, 내가 아는 한 가장 적합한 책이다. 그냥 교양서로 읽어도 재밌다.


어쨌든 내일은 패널티로 한 끼를 더 먹어야 한다. 젠장.. 억울하다.


7. 담배는 다시 끊는다. 술은 맥주 2캔/소주 1병/와인&칵테일 2잔 이상 마시지 않는다. = 성공


안 피우고 안 마셨다. 담배생각은 별로 안 났다.


8. 그간 즐겨온 컨텐츠 중에서 더이상 도움이 안 되는 것들은 이제 중단한다. = 성공


오늘도 이어폰을 전혀 꼽지 않았네. 사실 한 쪽이 고장이 나서 그렇긴 하지만.. 확실히 요샌 다른 것보다 책이 재밌어졌다. 예전에 도움이 됐던 책들을 다시 읽어보고 싶다. 고, 이 앞 문장을 쓰고 곧바로 시베리아의 위대한 영혼을 꺼내놨다.


9. 지하철에선 책을 읽는다. = 성공


김중혁 책을 계속 읽었다. '나와 B'라는 단편에서 재밌는 묘사가 많이 나왔다.


10. 일기를 쓴다.


정치에 관해 이런 생각들을 해봤다.


1. 우리나라에서 스스로를 보수라 주장하는 사람은 딱 두 종류인 것 같다. 1) 너무 모르거나 2) 너무 모른 척 하거나


2. 너무 모르면 자기도 모르게 나쁜 사람이 되어버린다.


3. 예전엔 너무 몰라서 나쁜 사람이 된 어른을 비난할 수 없었다. 그저 당장에 먹고 살기도 퍽퍽한 인생이었으니까. 그런 사람에게 왜 공부를 안했냐고 나무랄 순 없다. 지금은 달라진 것 같다. 지금 시대에서 너무 몰라서 나쁜사람이 된다는 건 지독하게 게으르거나, 지독하게 이기적이라는 걸 의미한다. 비난 받을만한 일이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모르는 사람을 비난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한다. 모를 수 있다. 누구나 출발선이 있게 마련이다. 돌아보면 대부분 그랬다. 모르는 건 배우면 된다. 비난하거나 미워하거나 무시하지 말자. 도움 될만한 책이라도 선물하자. 그 편이 더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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