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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상언 Sep 23. 2022

두 번째 강좌 “영화잡지와 영화평론”

책방 노마만리 이야기 20.



2022년 9월 23일 금요일부터 "천안, 영화를 읽다" 두 번째 강좌, “영화잡지와 영화평론”이 책방 노마만리에서 시작된다. 


내가 1950-60년대 영화잡지에 대해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19년 겨울, 김종원 선생님을 인터뷰하면서부터이다. 선생님은 1959년 발간되기 시작한 “씨나리오문예”에서부터 “씨네팬”, “실버스크린”, “영화예술” 등의 여러 영화잡지의 발간에 관여하였으며 1963년부터 약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김규동 시인이 발행하던 “영화잡지”의 편집장 직을 맡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선생님과 이야기 나누기 위해서는 자연스럽게 1950-60년대 영화잡지를 찾아봐야 했고 그런 와중에 꽤 많은 수의 영화잡지를 수집하기도 했다. 



나는 주로 일제강점기와 해방기 영화사를 연구했다. 그러다 보니 1950년대 이후 한국영화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많지 않다. 자료를 파고들면서 연구한 것이 아니라서 그렇다. 그저 개론 수준의 영화사 책이나 논문 같은, 남들이 써놓은 글을 통해 이해한 내용을 토대로 강의를 했을 뿐이다. 김종원 선생님과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고 당시 영화잡지들을 살펴보면서 만약 내가 1950년대 이후 한국영화사에 관한 연구를 시작한다면 영화잡지들을 꼼꼼하게 살펴봐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던 것도 사실이다. 


원래는 이맘때쯤 김종원 선생님의 회고록이 출간되어야 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사정상 출간은 연기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방 노마만리에서는 미리 계획해둔 김종원 선생님과 관련한 간단한 행사들을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천안, 영화를 읽다”의 두 번째 강좌 “영화잡지와 영화평론”역시 김종원 선생님의 60여 년의 영화평론가 활동을 조명하고 한국의 영화잡지와 영화평론에 대해 돌아보는 기획으로 추진한 것이다. 


한국 독립영화에 대한 첫 번째 강좌와 마찬가지로 두 번째 강좌 역시 강사진이 화려하다. 1950-60년대 영화잡지에 대해 가장 자세하고 정확하게 이야기해줄 수 있는 김종원 선생님이 두 번째 강좌의 첫 번째 강사로 등장한다. 이어서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를 열어젖힌 1990년대 중반의 영화잡지의 편집장들의 강연이 이어진다. 영화주간지 “씨네 21”의 창간 당시 편집장이었던 조선희 선생을 비롯해, “키노”의 정성일 선생, “스크린”의 김형석 선생이 자신들이 소속했던 영화잡지의 역할과 성격 등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특히 컬트적인 영화잡지 “키노”에 대해서는 이미 몇 차례에 걸쳐 정성일 선생을 인터뷰한 적이 있는 이선주 선생님이 정성일 선생과 함께 키노에 대한 보다 전문적인 이야기를 나눌 것이다. 이를 통해 청중들의 궁금증을 해소시켜 줄 수 있을 것이다. 


대표적인 4명의 잡지 편집자 출신 외에 현재 가장 왕성한 평론 활동을 펼치고 있는 광운대학교 강성률 선생이 2000년대 이후 영화잡지와 영화평론에 대한 강연을 할 것이다. 잡지라는 매체에서 인터넷, 혹은 유튜브의 매체적 영향력이 확대되는 가운데 영화평론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에 대한 전망을 보여 줄 것이다. 


서지적 관점에서 영화잡지에 대한 글을 쓰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다. 이번 기획을 통해 궁극적으로 몇몇 영화잡지에 대한 단행본을 발간하거나 혹은 영화잡지가 대중들의 사랑을 받던 1990년대 중후반의 영화잡지들을 조망하는 책을 씨네 21과 키노의 창간 30주년을 맞는 2025년 즈음에 맞춰서 만들어 보고 싶기도 하다. 지금부터 찬찬히 연구자들을 모으고 자료를 준비해 놓으면 가능할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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