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8.
"너 요즘 무슨 일 있어? 뭔가 기운 없어 보이는데."
"밥은 잘 먹고 다니는 거야?"
"엄마랑은 아직도 많이 싸워? 너 저번에도 힘들어했었잖아."
"남자친구가 그렇게 말했단 말이야? 그건 아니지!"
"사람이 잠을 푹 자야 기운도 나지. 너 요새 통 못 잤잖아."
"네가 우니까 나도 눈물 난다."
"힘들 때 전화해, 혼자 삭히고 있지만 말고."
"무슨 그런 일이 다 있었대. 가자 일단, 내가 디저트 사준다."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일이 진짜 많았었네. 고생했다."
"과장님도 참.. 말을 그렇게밖에 못한대? 그 말은 좀 그렇다."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말고 털어내자."
"울고 싶은 만큼 울어. 그래야 속 시원하지."
그 수많은 고민들을 해결했는데,
나는 지금 무엇을 고민하고 있을까?
나는 밥을 잘 챙겨 먹고 있고, 잠을 잘 자고 있고, 나를 힘들게 했던 것들로부터 충분히 위로받고 있었을까?
나는 수많은 남일을 해결했지만,
가장 가까운, 단 하나의 내 마음을 돌보지 못했다.
타인에겐 따뜻한 그 한마디가 그렇게 쉬운데,
나에겐 그 한마디 하는 게 그렇게 어려웠을까?
남에게 해주는 만큼, 그 말을 나에게도 해주면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