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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워킹맘 놀부며느리 Aug 01. 2023

결혼이란걸 하게 되면 어떨까?

결혼은 처음

결혼이란걸 하게되면 어떨까? 

좋을까?

행복할까?



나는 뭐가 그렇게 감정이 바닥이었던 걸까.

이런 생각이 전혀 없었다.

정말 결혼이란, 남녀가 성인으로 성장하여 어른이 되는 과정에서 마땅히 지나야 할 '인생과업' 중 하나에 불과했다. 


회사의 행사를 체크하고, 결혼식에 함께 일하던 동료들이 올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내게 가장 중요했다. 그래서, 결혼식 날짜를 정하는 것도 그의 일정과 나의 일정이 아닌 회사 일정을 먼저 체크하여 결정했다. 


웨딩홀은 계약금 10만원을 걸고 결정했고 

다음은 반지나 한복 그리고 촬영등의 일정을 골라야 한다고 했다. 

사실상 반지는 생략하고 싶었지만, 옆에서 입김을 자꾸 넣는 탓에 

시어머니가 작은 다이아 반지를 해주셨다.

중요한건 그 반지를 3년전까지 가지고 있었는데 큰 일을 겪으면서 그 반지가 어디로 갔는지 알길이 없다 

분명 내 손에 있었던 것 같은데 결과적으론 반지를 가지고 있지 않다. 


한복, 한복은 시어머니 지인 가게에서 했는데 

지금생각해보면 그것도 그냥 대여를 할걸,,, 싶다.

결혼식날 입고 그 다음부터 임신과 출산으로 등 살이 가득 차서 한번도 입지 못했고 지금은 사촌동생의 손에 가있다. 


그리고, 남편의 예복... 이게 사건의 발단이었다. 

나는 최대한 아껴가며 결혼을 하려고 하는데 

남편이 예복을 100만원도 넘는걸로 맞추는게 아닌가. 

우린 학생이고, 우린 이제 사회초년생인데... 이런마음이 들다가도 

'그래, 다이아도 받는데 뭐....' 이런 마음으로 넘기길 수십번

결국, 바지 두벌에 자켓, 셔츠, 조끼까지 완벽하게 맞추었지만 그 옷도 아마 한 두번? 입었을까... 

그냥 공중에 날려버렸다. 


생각나는 일들만 다시 떠올려 보자면 

나는 웨딩드레스도 처음 고른 1벌의 드레스로 선택했다. 

정말 낭만이 없었던게 틀림없다. 

시간이 아까웠다. 그냥 이옷도 저옷도 그냥 하얀 드레스인데 

별다르게 내가 예뻐보이거나 튀지 않는데,,,,, 뭘 입으나 비슷했으니까. 한번에 결정했다. 

그런데 남편은 턱시도를 입어보러 3번이나 갔고, 

결론적으로는..... 음.... 화이트 턱시도를 입었다. 

완전!!!!! 신부가 보이지 않는 결혼식이었다. 


지금 그 사진을 보면 남편은 아주 귀여운 꼬마 신랑이고 

나는 결혼 세번쯤 간 아줌마다.

너무 여유가 많았고, 모든 과정에서 욕심이 없었고, 관심이 부족했다.

남편은 초롱초롱 설렜고, 나는 시큰둥 했다.


돌아보니 그때 좀 설레게 할 걸. 

그때 좀 통통 튀는 20대로 누려볼걸.

뭐 그런생각이 든다. 


결혼, 까짓거 해보고 나니 

별거 아닌가 싶다가도 

우리가 시간지나 들춰볼 일이 그때밖에 더 있겠나 싶기도 하고 


신혼여행? 그거 뭐라고 싶다가도

그때를 떠올리며 우리는 다음 여행을 계획한다.


치열하지 않았지만 

남들이 하는건 다 준비한 결혼식 

예물을 준비하는 특별함은 없었지만 그 또한 해볼건 다 해본 그 날의 기억


결혼 10년쯤 넘으니 그떄의 기억도 가물가물한데

우리는 지금, 더 행복해지는 방법을 찾고 있어 더 행복할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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