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워킹맘 놀부며느리 Feb 06. 2022

시어머니가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 수정 한번 없는 날것의 글을 오늘 부터 올릴게요.



내 나이 열일곱,

시어머니를 처음 만났다.

남편의 엄마가 될줄은 그땐 몰랐지만 어머니를 처음 만난 그 날을 생각하면 아직도 웃음이 씨익

미소 지어지는 내가 신기하다.


어머니를 열일곱에 만나

이제 내가 서른 일곱에 다다르고 있으니 벌써 세월이 이렇게나 빠르게 지난걸 느낄 수 있다.


이렇게 풋풋하고 예쁜기억이 가득한데

요즘 어머니는 너무 많이 힘드신 것 같다. 우리 어머니 너무 아름답고, 곱고, 순수한 분이신데

요즘 걱정이 많으신 것 같다.


어른들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한숨도 많아지고, 걱정도 많아 진다는걸 나도 나이가 들어보니 알 것 같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머니와 오래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기위해서

우리 어머니가 어떤 마음을 가지시면 좋을까.

고민하는 마음으로 책을 한권 두권 읽어 나갔다


어머니는 깜빡깜빡 하는 자신의 모습을 많이 싫어 하신다

" 내가 그러면 그렇지... "

" 나는 안되나봐.."

" 나는왜 이럴까.."


최근에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다.

나는 이 말을 들으며 어머니를 위해 기도했다.

우리 어머니가 행복하셨음 좋겠다고...

너무 심각하게만 생각하지 않으셨음 좋겠다고...


노화를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노화를 받아들이고 더 큰것을 대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30대이지만

어제 어디에 차를 주차하고 집으로 왔는지도

다음날 아침이면 기억나지 않을 때가 있는데

오히려 그게 더 심각한것이라 생각한다.

방금 차키를 챙겨서 내려왔는데, 내 손에 차키가 없을때도 있다.

차키를 들었다가 신발을 신으며 그 자리에 그대로 놓고 집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냉장고 문을 열었다가도 냉장고에 뭐가 있는지 살피다가도

내가 냉장고를 왜 열었지?

생각할때도 있다.


그러니 우리 어머니가 신용카드를 찾지 못한다고 해서

더이상 자책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매일밤 아이들을 위해 동화책을 읽어주는 어머니가 행복했음 좋겠다.

아이들에게 영원히 아름다운 할머니었음 좋겠다

무엇보다 어머니의 말에 행복이 있었음 좋겠다.


우리 어머니, 참 아름다우신 분이니까.

생각을 아주 조금만 바꾸면 더 젊어지고, 건강해 질 수 있다고 했다.

나는 그 말을 믿는다.

그래서 어머니에게 내가 읽고 있는 책에 줄을 그어 전달드렸다.

어머니가 오늘보다 내일 더 행복했음 좋겠다고 생각하며 드렸다.


글을 쓰는게 한동안 어려웠는데

그냥 브런치, 이 공간에 어머니와 나의 이야기를 써가며

나도 오늘 보다 내일 더 행복한 며느리가 되고 싶다.


작가의 이전글 조혈모세포 골수 기증을 결심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