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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과장 Oct 02. 2019

신부족주의와 민주주의의 위기 #3

정체성의 정치


Source: Foreign Affairs


Identity(정체성)의 승리

1960년대에 강력한 사회운동이 전 세계 자유 민주주의 지역에 등장했습니다. 시민 운동가들은 남북전쟁 이후 헌법에 새겨진 동등한 권리 보장을 요구했습니다. 

이런 요구에 이어서 여성의 동등한 대우를 요구하는 페미니즘 운동이 바로 나타났습니다. 이로 인해 여성이 노동시장에 등장하게 됩니다. 각각의 사회운동에 의해서 성과 가족의 역할에 대한 사회의 기존 의식은 산산조각 났습니다. 


이듬해 우리는 장애인, 미국 원주민, 이민자, 성소수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사회운동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법이 더욱 많은 기회와 보호를 보장했지만, 여전히 사회의 편견들로부터 소수 집단들은 사회와 싸워야만 했습니다.


위에 언급된 소수 집단들은 선택을 해야만 했습니다. 

첫 번째는 자신들을 사회의 주류처럼 동일하게 대우하는 걸 요구하는 거였고 두 번째는 자신들을 다르다는 걸 인정하면서, 주류 집단이 대우받는 것처럼 동일한 수준의 존중을 요구하는 것이었습니다.(주: 흑인 운동을 봤을 때 마틴 루터 킹 목사와 말콤 X 를 대비해도 재미있습니다)


시간이 지난 후 후자의 전략이 이겼습니다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가 주도한 사회운동은 흑인들을 백인들과 동등하게 대우해달라고 했습니다. 1960년대 말, 블랙 팬서와 Nation of Islam이 등장하면서 주장한 내용은 흑인은 자신들만의 전통이 있고, 다른 정체성이 있기 때문에 사회가 원하는 이미지에 자신들을 맞출 수 없다는 내용입니다. 


자신들에게 적대적인 백인들이 우위를 점하는 사회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다른 정체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을 하면서 말입니다. 


이런 주장은 최근 Black Lives Matter 운동과 맞닿아 있습니다. 어떤 작가는 최근 경찰이 흑인에게 행하는 폭력은 과거 노예시대 때 흑인들에게 휘둘렀던 폭력의 역사와 맞닿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의 관점에서는 백인과 흑인은 서로 건너갈 수 없는 바다를 앞에 둔 다른 사람들이라는 말과 일맥상통하기도 합니다. 


비슷한 과정이 페미니스트 운동과 연관돼서 일어납니다. 처음에는 여성들에게 일자리, 교육, 법정 등에서 남성과 동일한 대우를 요구해나갔습니다. 하지만 페미니스트의 한 부류는 여성의 삶과 의식은 근본적으로 남성과 다르기 때문에 남성과 동일하게 행동하고 생각하는 것으로 몰아가선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소외된 집단들은 전체 사회가 그들을 동등하게 대우해야 할 뿐 아니라 내재된 차별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멀티컬쳐럴리즘이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사회의 다양성의 질을 뜻하는 용어였으나 이제는 소수집단의 개별 문화를 인정하는 정치 프로그램을 뜻하는 용어가 되었습니다. 


처음의 멀티컬쳐럴리즘의 종류는 큰 집단을 일컫는 말이었습니다. 퀘벡 지방에 거주하는 프랑스 문화를 공유하는 캐나다 사람, 무슬림 이민자 집단, 흑인들 같은 큰 집단이었지만 지금은 이 용어는 다른 경험을 가진 많은 작은 집단을 위한 비전이 되었습니다.  


진보진영은 대규모의 사회경제 변화를 가져오는 정책들을 만들기 어려워지면서 대신 이 개념을 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1980년까지 진보 그룹은 존폐 위기를 맞닥뜨렸습니다. 

극단적 진보진영은 반세기 동안 막시즘과 급진적 평등주의로 정의되었습니다. 사회민주주의 진영은 다른 어젠다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사회민주주의는 자유 민주주의를 허용하면서도 사회보장을 위한 복지 강화에도 확장했습니다. 여하튼 막시스트와 사회민주주의자는 국가의 힘을 사용해서 사회경제적 평등을 가져오기를 희망했습니다.


20세기가 끝나가면서 이 전략의 한계는 명확해졌습니다. 막시스트 들은 공산주의 사회였던 중국과 소련이 독재주의로 변해가는 모습을 직면했습니다.


동시에 선진국의 근로자 계층은 부유해지면서 중산층으로 편입이 되었습니다. 사회 민주주의 진영은 재정의 한계에 부딪히면서 막다른 골목에 도달했습니다. 재분배 정책은 근로의욕과 저축, 기업가 정신을 감퇴시키면서 전체 경제의 규모를 감소시켰습니다.


존슨 대통령의 정책처럼 불평등을 근절하기 위한 시도도 있었지만 불평등은 견고해졌습니다. 중국의 시장개방과 소련의 몰락 이후 막시스트 들은 사라졌고 사회민주주의는 자본주의와 동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진보진영의 사회경제 대변혁 야망은 사라지는 대신 아이덴티티 정치와 멀티컬쳐럴리즘이라는 개념을 포용하기 시작합니다. 진보진영은 여전히 평등에 관심을 가지나 근로자 계층은 더 이상 그 대상이 아니고, 소외집단의 평등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많은 운동가들이 기존 근로자 계층과 노조를 특권계층으로 인식하면서, 이민자와 소수 인종에게 동정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개개인의 경제 상황을 개선하기보다 이러한 소외 집단의 권리를 확장을 추구하면서 근로자 계측은 뒤쳐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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