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시 회사를 들어갔다.
반찬가게에 얼마 되지 않는 우리 퇴직금이 들어가면서 내가 이래저래 혼자 해볼 수 있는 여유가 없어졌다. SJ의 반찬가게도 장사가 처음 시작한 거 치고는 잘 되는, 다시 말해 마이너스가 안 되는 수준이지 예전보다는 못 벌고 있어서 내가 돈을 벌어야 했다.
40 언저리의 재취업은 쉽지 않았다. 모든 직장인에게 적용되는 사항이지만 회사 타이틀 달고 있는 ‘이직자’랑 회사 타이틀 달고 있지 않는 ‘구직자’랑 대우가 너무 달랐다. 언제 다른 점을 알 수 있냐면 헤드헌터의 대응에서 알 수 있다.
이직 중일 때 면접 서류를 내면 내가 빠뜨린 내용이 있거나 수정사항이 있어도 해당 내용만 메일 본문에 적어서 보내면 알아서 수정해주는 경우가 많았다. 구직 중일 때는 헤드헌터들이 가지고 있는 이력서 양식에 무조건 맞춰서 이것저것 수정하라는 사항을 계속 보낸다. 구직 중인 네가 알아서 준비해야지 라는 느낌이다.
또한 이직 중일 때는 자기소개서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 뽑는 회사던 헤드헌터 간에. 하지만 구직 중일 때는 자기소개서를 잘 작성해야 한다. 신입사원 지원할 때야 회사에서 내가 한 게 없으니 나는 당신 조직에 잘 융화되고, 일을 잘할 수 있는 태도를 보여줘야 하지만, 경력직은 그 사람의 경험과 실력에 주안점을 둬야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자기소개서를 열심히 써야 한다. 특히 이직 중이 아닌 구직 중일 때
그래도 결국 면접 가면 뭐 했는지와 왜 나왔는지만 물어본다.
“이런 거 해보셨어요?”, “방금 해봤다고 말씀하신 거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그런데 왜 나오셨어요”
재취업 과정에서 3개의 회사에 합격했다. 두 곳은 과거에 하던 것, 관련 산업도 비슷했고, 다른 하나는 새로운 시도, 새로운 산업이었다. 그리고 새로운 곳이 돈도 제일 낮았지만 나는 새로운 곳을 선택했다. 새로운 시도에 대한 갈망 그런 건 아니었다.
사람 때문이었다. 일도 일이지만 사람들 때문에 힘들었기 때문에 좋은 사람과 일해보고 싶었다. 이 곳은 신입사원 동기가 아는 사람을 소개한 곳이라 다른 것 다 보지 않고 사람만 보고 갔다. 처음 만났을 때 인상도 좋았고, 내가 겪었던 어려운 상황을 금세 이해하고, 이 사람은 날 믿어줄 것이라는 신뢰감도 받았다.
우리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많은 교훈을 얻는다. 그중 대표적인 몇 가지가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자신의 직감을 믿어서는 안 되고, 회사를 선택할 때면 가급적 돈을 보고 선택해라’그리고 ‘큰 회사나 작은 회사나 나 빼고 누군가를 신뢰한다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어쨌든 일을 다시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