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의 도약 - 반찬가게 이야기2

배달 시작

by 채과장

매출이 들쑥날쑥 했다.


SJ가 반찬가게를 시작하고 가장 힘들어했던 점은 매출이 들쑥날쑥 하다는 점이었다. 반찬가게 특징 상 한 번 반찬을 2~3만원어치 사서 가면 최소 그 다음날은 반찬사러 다시 오지는 않는게 문제였다. 매일매일 재구매가 일어나야 하는데 동네 반찬가게로는 쉽지 않았다.


큰 길에 있으면 지나가다 처음 오는 손님이 들어오는 수도 있을 것이고, 큰 아파트 단지에 있으면 여러 동의 사람들이 분산되서 오니 괜찮겠지만 SJ의 반찬가게는 2동이 있는 아파트 단지에 입점해서 단골들의 수가 너무 작았다. 그래도 단골이 있는게 어딘가 하며 SJ와 SJ의 어머님은 감사했다. 그래. 아직 적자가 난 적은 한 번도 없었으니까.


“오빠. 어떻게 해야하지?”


“인스타를 더 해봐, 인스타에 광고하고 있어?”


“1주일에 2만원씩 넣고는 있어”


“그거 가지고 되겠어?


“많이 넣는다고 될까?”


“그러면 배달이라도 해봐. 요즘 다 배달로 시켜먹잖아”


“오빠 반찬을 누가 시켜먹어. 시켜먹는 건 일품요리야.”


SJ는 ‘누가 반찬을 시켜먹어’라는 고정관념을 확고히 지키면서 배달이라는 플랫폼을 거부하고 있었다.

그래서 결국 내가 제일 큰 배달 플랫폼 회사에 전화를 대신 했고 영업사원이 와서 계약을 맺었다.


“그래 배달해서, 월세만 빼면 되지 뭐”

“맞아. 너무 부담가지지 말고, 월세만 빼도 어디야. 그거 빼면 나머지 가게 매출로 재료비랑 너랑 장모님 가져가면 되지”


배달 서비스가 열리고 1주일 후 집에서 퇴근하고 쉬고있던 나에게 SJ가 전화를 했다


“오빠 잠깐 가게로 와서 도와주면 안 되?”


무슨 일이지 하고 가게로 가보니 정신없이 돈까스를 튀기고 있고 그 와중에 띵똥 소리는 어디선가 계속 들리고 있었다.


사람들은 반찬을 배달로 시키는 걸 무지하게 좋아했다. 즉석 수제돈까스와 국이 있다 보니 점심 뿐 아니라 저녁에도 반찬 주문이 많이 들어오고 있었다.


SJ가 말해준 재미있는 점은 엄마들이 반찬 주문을 많이 한다는 것이다. 이 점이 내가 생각했던 것과 가장 다른 점이었다. 혼자 사는 사람들이 반찬을 시켜서 밥을 먹는 것 아닌가? 라고 생각했는데 혼자 사는 사람들은 치킨, 족발 등 일품요리를 시키지 반찬을 안 시킨다는 것이다. 특히 국 종류를 안 시키고 오히려 얘기 엄마들이 많이 시킨다는 것이었다.


특히 미역국은 완소 아이템 중 하나였는데, 맵지 않아서 아이들이 잘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좋아한다는 것이었다. 같은 맥락으로 장조림도 금새 매진되고 했다. 확실히 내가 알기 어려운 세계였다. 사람들은 뭔가 특별한 맛을 위해서 배달 주문을 하는 줄 알았는데 오히려 반찬의 경우 집밥에 가까운 맛을 선호한다는 것이었다.


배달을 시작하고 나서 SJ의 스트레스는 줄어들었다. 오프라인 매출의 변동성이 배달을 통한 온라인 매출이 생기면서 예전보다는 훨씬 더 안정적인 매출이 나왔기 때문이다. 처음 반찬가게를 시작한 첫 달에 SJ는 얘기했었다.


“우리 가게 하루 매출 최대치는 40만원이야”


라고 했었는데 배달을 시작하고 나서 40만원은 넘기고 있다고 귀뜸해줬다.

어떤 날은 배달 매출이 가게 매출보다 많이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


“이제 사람들은 배달로만 시켜 먹나봐”

“그런가봐, 이제 정말 집에서 뭔가 해먹는 시기가 아닌가봐”


사람들의 먹거리 생활 패턴이 바뀐 것을 반찬가게를 통해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SJ는 배달 플랫폼에 대해 무지하게 고마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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