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반 저녁, 주말반 아저씨

by 채과장

“오빠, 지금 잠깐 와줄 수 있어? 엄마가 가고 나서 저녁에 돈가스가 엄청 들어오네”


회사를 그만두고 집에서 생각을 정리하고 있을 때, SJ에게 전화가 자주 왔었다.

반찬가게는 장모님과 SJ가 운영하고 있는데 조리 담당인 장모님은 오후에 퇴근하시고, 그 후에는 SJ가 혼자서 가게를 맡는다.

늘 저녁에 사람이 많긴 했지만, 동네에서는 돈가스를 튀겨가는 사람이 많지 않았는데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고 나서 돈가스 주문이 많아졌다.


주문이 오는 대로 튀기기 때문에, SJ 혼자서 튀기고, 매장에 오는 손님 응대하고, 포장하고 여유가 없기 때문에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다.

그래서 주로 평일 저녁이랑 주말에는 자주 반찬 가게에 있으면서 SJ를 도와주다 보니 자연스레 반찬가게 아저씨가 되었다.

물론 외모는 아저씨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하기는 했지만….


반찬가게 앉아 있어도 크게 내가 도와줄 일은 많지 않았다.

돈가스를 내가 튀기면 되겠지만, SJ가 적극적으로 반대했다.


“오빠가 돈가스를 튀겨서 배달에 보내겠다고? 이거 사람들이 돈 주고 사 먹는 거야. 그러면 안 되는 거야”


그래서 주로 POS 머신에서 계산하거나, 가게에 손님 와서 계산하면 반찬을 봉지에 담아서 주고는 했다. 사실 그것도 SJ가 보기엔 답답했는지

나오라고 하고 자기가 할 때가 많았다.

SJ 말에 의하면 회사에 취직해서 보고서 쓰는 직업 찾았으니 망정이지 아니었음 딱 굶어 죽었을 것이라고 그랬다.

어쩌지. 그거 이제 그만뒀는데….


회사 생활하는 동안은 반찬가게는 나와 접점이 없는 곳이었다. 야근을 하면 회사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었고, 야근하지 않는 날은 집에서 SJ랑 밖에서 사 먹었다.

반찬가게를 거리에서 지나칠 때는 대학 때 자취하며 마트에서 몇 번 사본 비싼 반찬 때문에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았던 곳이었다.


하지만 SJ의 반찬가게에서 자리를 지키는 동안 많은 사람들이 반찬을 사 먹는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반찬 배달도 많이 시키고.

가게에 와서 반찬을 사가는 사람과 배달로 반찬을 시키는 사람의 주문 물품은 차이가 난다.


직접 사러 오신 분들은 꼭 국이나 찌개를 찾으시고, 저녁에 반찬 배달을 시키는 분들은 돈가스나 제육 같은 고기 위주의 반찬을 찾는다.

두 개의 차이점은 결국 2~3인 이상의 가족이 같이 먹는 건지, 아니면 1~2인의 가족이 같이 먹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배달 매출이 증가함에 따라, SJ에게 어떤 제품이 배달에서 잘 나가는지, 하루에 몇 개 정도 만들어야 하는지 아니면 얼마나 팔릴지 분석해주겠다고 호기롭게 말했다.


“내가 회사에서 한 게 이런 거야. 이제 배달 매출이 나 때문에 더 늘어날 걸”


“…”


배달 플랫폼 웹사이트는 친절하게 엑셀로 매출 데이터를 주지 않았다.

엑셀로 다운로드할 수 있는 자료는 부가세 신고 자료였고, 그 자료에는 거래금액이 들어가 있지 판매물품이 나오지 않았다.

사장님 웹사이트 들어가면 매출 품목이 나오긴 했지만 1년이 넘는 자료를 일일이 엑셀로 붙여 넣는 건 너무 방대한 작업이었다.


“자료가 없네 하하하. 대신 의미 있는 건 찾아냈어. 사람들은 가격에 확실히 민감한 거 같아. 통계적으로도 유의미해”


“…”


SJ가 엑셀 돌리고 있지 말고, POS 기계로 카드 결제하는 거 알아두는 게 더 도움이 된다고 해서 결제하는 걸 배웠다.

그러면 배달 주문 들어온 돈가스 튀길 동안 가게에 온 손님은 나 혼자 해결할 수 있으니까.

배달 플랫폼… 가게 사장님이 배달로 무슨 물건 팔았는지 좀 친절하게 다운로드하게 해 주지.


그렇게 나는 새로운 걸 시작하기 전까지 평일반 저녁, 주말반 저녁에 반찬가게 아저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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